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4일(현지시간) 현지 오페라단인 시카고 리릭 오페라단이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들(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의 공연을 위한 최종 리허설 도중 일어났다. 이 작품에서 ‘불 뿜는 키다리 피에로’역을 맡은 단역 배우 웨슬리 대니얼(24)은 입에 알코올을 물고 불을 뿜는 연기를 하다 얼굴에 불이 붙었다. 목격자들은 대니얼이 화구(fireball)를 만들어 낸 후 머리 부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상황을 눈치챈 스태프들이 비상 소화기로 불길을 잡았지만 대니얼은 얼굴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그는 인근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호흡 곤란 증세가 악화돼 다시 로욜라대학 메디컬센터 중환자실로 이송된 상태다.
고(故)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증손자로 알려진 대니얼은 원래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중도하차하면서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시카고 리릭오페라단 대변인은 “사고 당시 대니얼은 화염 방지 의상과 가면을 착용하고 있었고 불꽃 뿜는 연기는 시카고 소방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내용”이라며 “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이 장면을 삭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