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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조용히 찾아오는 '골프부상' 많다
입력2005.06.16 17:47:48
수정
2005.06.16 17:47:48
방아쇠 수지증·발바닥 통증 등 대표적…무리한 연습 삼가고 빨리 병원 찾아야
구력 12년의 싱글 핸디캐퍼인 최모(40)씨는 요즘 손가락 때문에 고민이다.
왼손 새끼 손가락이 간혹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은 것이 벌써 한달. 별 통증도 없고 오른손으로 잡아 펴면 또 금방 괜찮아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지만 그래도 갑자기 손가락이 펴지지 않을 때는 은근히 걱정된다.
이제 골프에 입문한 비기너 강모(46)씨는 연습을 열심히 한 다음 날 손가락 전체가 잘 펴지지 않아 여러 번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한다. 구력 4년의 80대 중반을 치는 여성 골퍼 이모씨(38)는 손목이 욱신거린다. 아이언 바꾼 지 두 달 정도 된 이씨는 최근 들어 손목이 조금씩 쑤시더니 요즘은 물건을 들어올리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다.
이 세 골퍼는 골프 부상을 당하고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케이스.
대한골프의학회 창립을 준비중인 서경묵 중앙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골프가 부상이 많은 운동이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이 아예 골프 부상인지조차 모르고 지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대표적 증상이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방아쇠 수지증과 발바닥의 통증, 손목 이상 등이다.
통상 트리거 핑거(Trigger finger)라고 불리는 방아쇠 수지증은 손가락 힘줄이 부어서 손가락의 관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붓기가 사라질 때까지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좋고 의사의 진료에 따라 소염제 처방을 받는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 전체가 펴지지 않는 것 역시 연습을 과도하게 한 데 따른 일종의 트리거 핑거 현상이다.
발바닥 통증은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오랫동안 걸었을 경우 생긴다. 프로골퍼들 중에도 3라운드 정도부터 심한 발바닥 통증 때문에 고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런 경우 발 전체에 걸리는 체중의 부하를 측정하고 이에 맞게 신발 내부에 보호 장치, 즉 쿠션 장치를 해야만 한다.
손목 부상은 임팩트 때 손목을 쓰거나 다소 강한 샤프트로 찍어 치는 스윙을 하는 골퍼에게 자주 발생한다. 때문에 파워 샷을 하는 남자 프로나 남성용 채를 사용하는 여자 프로골퍼들 중에 손목 부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때론 손목 전체에 실금이 가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서 박사는 “이렇게 부상을 당하고도 원인을 모른 채 잘못 방치하면 수술로도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상이 느껴지면 재빨리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소 무리해서 연습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제로 운영되는 골프연습장에서는 많은 골퍼들이 연습 타석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볼을 치는 것은 부상을 자초하는 길이다. 또 친구들과의 내기에서 지기 싫어 주말 라운드를 앞두고 갑자기 연습을 많이 하거나 급하게 필드에 도착해 스트레칭 없이 채를 휘두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 부상 예방법
연습이든, 실전이든 샷을 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장에서는 일단 많이 닳은 매트는 피해야 한다. 임팩트 때 팔에 전해지는 충격이 크기 때문. 한꺼번에 몇 시간씩 '몰아서' 연습하지 말아야 하며 볼 10개 정도 치고 클럽을 바꾸거나 잠시 타석에서 나와 스트레칭을 한번 한 뒤 다시 연습하는 것이 좋다.
필드에서는 티를 꽂을 때 무릎까지 굽혀 몸을 숙이도록 하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몸을 편 채 바른 자세로 걷도록 신경을 쓴다.
라운드 후에는 따뜻하게 샤워를 하고 찬물과 더운 물에 교대로 몸을 담구어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엘보가 생겼는데 라운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는 밴드를 착용하면 임팩트 시 충격을 40% 정도는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될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에게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골프 때문에 통증이 생긴 경우는 찜질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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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골프전문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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