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정성·수익성 두토끼 'ELS' 노려라

예금은 금리가 낮고… 주식투자는 겁나고…




『 어느새 봄 기운이 완연하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에도 생명의 싹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봄맞이를 하려는 듯 투자심리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전세계를 흔들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도 그 위세가 한풀 꺾이고 한 없이 추락하던 실물경기도 희미하게나마 바닥권을 드러낼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던가. 금융투자자들이 봄을 만끽하기에는 아직도 곳곳에 옷깃을 여며야 하는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있다.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펀드나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혼쭐난 까닭에 안정적인 정기예금에 눈을 돌리려 해도 은행 금리(1년만기)는 3%대에 불과하다. 어지간해서는 성에 차지 않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자니 아직도 증시 상황은 미덥지 못하다. 이 같은 고민에 휩싸인 투자자가 있다면 '주가연계증권(ELSㆍEquity-Linked Securities)'이란 상품에 관심을 기울여 볼만하다. KOSPI200 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에 연동돼 수익이 결정되는 ELS는 수익률이 대체로 은행정기예금보다는 높지만 주식 직접투자보다는 낮다. 대신 안정성은 비교적 높아 안정성ㆍ수익성을 두루 갖출 수 있다는 차원에서 요즘 같은 장세에서 노려볼만한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안정성을 보다 강화한 새로운 상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ELS 발행액 규모와 종류도 지난해 말 바닥을 친 후 최근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절이란게 느낄만하면 어느새 가버리곤 한다. 금융투자 역시 무작정 기다리기다가는 이미 때를 놓치거나 '막차'를 타고 마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무턱대고 고수익을 좇기 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상품을 고를 줄 아는 투자자가 웃기 마련이다. 』 저금리ㆍ박스권 장세 타고 ELS 부활 움직임
증시 변동성 다시 줄며 이달들어 2,000억 규모 발행
손실위험 줄인 슈퍼스텝다운·노넉인형 상품 선봬
"직접투자보다 안전하지만 손실도 가능한점 명심을"
지난해 9월 이후 크게 위축됐던 ELS 상품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선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권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저금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더구나 투자심리가 해빙기를 지나고는 있지만 선뜻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아직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도 주요 요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하락 위험성을 크게 줄인 새로운 슈퍼스텝다운형 또는 노넉인(No Knock in)형 상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ELS 시장 회복세 뚜렷=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18개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모두 3,715억원에 달했다. 이 달들어서도 지난 13일까지 모두 2,000억원 가량이 발행됐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상황과 비교해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데 업계는 의미를 두고 있다. ELS 발행액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본격화해 증시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한때 98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가 올초부터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현상이 가속도를 내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다시 ELS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LS 기초자산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시기 증시가 극도로 불안했을 때는 주로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KT, 한국전력 등 초우량주 중심의 블루칩들 위주로 ELS종목이 구성됐다.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시 변동성이 다소 감소하면서 LG전자나 현대차 등 2등 우량주인 옐로우칩들도 적극 편입되고 있는 추세다. ELS에 다시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이유는 우선 주식시장의 안정세를 들 수 있다. ELS가 기본적으로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박스권내에서 움직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원인은 금리하락이다. 최근 금리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예금 수익은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했다. 대부분의 자금이 현재 단기자금인 MMF나 예금으로 몰린 상황에서 예금 수익의 감소는 대체 투자상품에 관심을 두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ELS 상품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계단식 하향 조기상환형 상품인 ‘스텝다운형’의 수익률은 보통 연 30% 정도를 추구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적인 ‘추구’ 수익률이다. 원금을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품은 그만큼 원금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안정성을 높여 새롭게 등장한 슈퍼스텝다운형이나 노넉인 상품은 손실위험이 적은 대신 수익률은 대략 14~24% 정도를 추구하는게 보통이다. 지난 2003년 4월부터 첫 선을 보인 ELS의 경우 지난 2007년까지 상품 평균 수익률은 대략 연 14% 정도였다는 점은 고려해볼 만하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 차장은 “정기예금의 낮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주식투자에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ELS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실위험 줄인 새 상품 인기몰이=특히 최근 ELS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인 기존의 스텝다운형(하향계단식)과 비교해 손실 위험을 더 줄인 슈퍼스텝다운형(또는 노넉인형 )상품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ELS는 KOSPI200 지수나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기초 자산의 주가 흐름을 예상해 일정 기간을 두고 투자하는 주식파생상품이다. 가입 당시 설정한 일정 기간내에 주가가 특정 범위내에서만 움직이면 원금과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투자된 자산은 주로 우량채권에 투입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는 주가지수 옵션 등 금융파생 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현재 ELS 상품가운데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스텝다운형과 슈퍼스텝다운형이다. 스텝다운형의 경우 보통 1~2년을 만기로 6개월마다 행사가격(일반적으로 95%, 85%, 80%)이 정해져 지수나 주가가 그 수준에 도달하면 발행사가 수익과 원금을 지급, 조기상환한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1,000원인 A 주식에 대해 1,000만원의 스텝다운형에 가입한 후 6개월 후 주가가 5%이상만 빠지지 않는다면 제시됐던 연이율(약 30%)의 절반인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주가가 5% 이상 빠진다면 다음 설정일로 넘어가게 되는 식이다. 하지만 ELS 상품에는 일종의 하락폭의 마지노선 개념인 하락 베리어가 50~55%정도로 설정된다. 즉, 설정 기간내에 주가가 한번이라도 최초 기준가의 50% 넘게 떨어진다면 수익지급이 안되고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주가가 큰 변동없이 일정 구간내에서만 움직였을 때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선보인 슈퍼스템다운형은 기본적인 수익률 구조는 스텝다운형과 같지만 하락베리어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 다르다. 이 상품은 설정기간 중에 주가가 하락 베리어로 설정된 50% 또는 55%를 하회했다고 하더라도 만기일 기준에 다시 상승하면 손실없이 수익이 주어진다. 투자자들로서는 증시 변동성이 잠시 확대돼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떨어졌더라도 다시 복귀만 해준다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장점으로 슈퍼스텝다운형 판매규모가 이미 기존의 스텝다운형을 앞질렀다. 이달들어 팔린 ELS 상품가운데 슈퍼스텝다운형은 530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ELS도‘고위험 고수익’원칙 명심해야=ELS가 은행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보다 더 위험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주식 직접투자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보다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ELS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실 확률은 비록 줄였지만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 옐로우칩을 위주로 한 고수익 ELS 상품이 자주 등장하고 점은 유동성장세의 특징으로 꼽힌다. 당연히 블루칩을 위주로 한 상품보다 옐로우칩을 조합한 상품의 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높다. 일례로 KOSPI200지수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연 수익률은 대략 15%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과 현대차를 조합하면 30% 정도가 나오지만 손실위험 역시 2배 정도 높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따라서 ELS의 경우 상품 수익구조나 운영구조도 중요하지만 일단 기초자산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가장 기본이다. 또 상품구조를 자세히 확인해 원금손실위험조건을 파악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김현태 삼성증권 상품지원파트 과장은 “ELS 상품은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손실 확률은 줄였지만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안정성과 수익률에 대한 적절한 비중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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