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창업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돈 벌기 위한 '투잡스' 고객 취향 먼저 생각을
사람들이 투잡스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길은 역시 창업이다.
다들 성공을 확신하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철저한 준비 과정 없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준비를 했더라도 실천 없이 머리로만 생각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부업으로 창업해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철저히 고객 중심이었다는 점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후기 문장가인 저암 유한준이 한 말이다. 이 말을 창업에 대입하면 저암이 언급한 사랑이란 다름 아닌 소비자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소비자를 알게 되고 자연스레 시장이 보이게 된다.
지난 2000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왓위민원트(What Women Want)’에는 저암의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이 영화는 광고 기획자인 멜 깁슨이 ‘여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가 여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자 하는 이유는 뭘까? 그가 담당하는 제품의 주 소비자가 바로 여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깁슨은 생각하는 데 멈추지 않는다. 직접 여자가 되는 것을 실천한다. 여자 속옷을 입어보고, 여장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투잡스족, 생계형에서 성취형으로
투잡스, 성공하려면
창업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과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중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소비자로 바라보고 행동했던 사람들도 사업을 시작하면 소비자에서 창업자로 돌변한다. 이것이 창업 초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바로 여기에서 창업의 성패가 엇갈린다.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히 고객의 입장이 돼야 한다.
고객의 입장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실은 바로 현장이다. 창업 아이템을 결정했다면 창업을 하기 전에 동종 사업장에서 소비자로 경험하는 게 가장 좋은 준비 방법이다. 그 사업장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장에서는 직접 소비자와 부딪힐 수 있고 고객의 입장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그 직종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창업을 미루는 것이 낫다.
라면 체인점인 ‘틈새라면’에는 독특한 메뉴가 하나 있다. 찬밥이다. 어느날 김복현 틈새라면 사장은 라면을 먹으며 생각했다. ‘찬밥을 말아먹으면 뜨겁고 매운 국물이 중화돼 좋을 텐데.’ 그는 바로 새 메뉴로 찬밥을 추가했다. 손님들은 기꺼이 돈을 내고 찬밥을 찾는다. 사장이 된 후에도 소비자로 생각하고 실천했기에 가능한 성과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은 “투잡스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보면 충분한 준비 과정 없이 서둘러 사업계획서부터 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본업에 근무하는 동안 틈틈이 창업 아이템 동종업계를 직접 경험하는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창업을 하기 전뿐 아니라 창업 이후에도 소비자 마인드를 잃지 않는 것이 창업 성패의 갈림길”이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입력시간 : 2007-10-31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