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지난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수정 경영정상화 계획서에서 올해 상위직 103명을 감원하는 한편 점포를 49개 폐쇄키로 하는 등 인력과 조직관리면에서 기존의 경영정상화계획 내용을 대폭 강화시켰다.그러나 연내 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 달성 목표치가 당초 계획보다 낮아지는 등 경영지표 상으로는 기존 경영정상화계획서 내용에서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감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상위직 103명을 감축키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3일까지 퇴직위로금 8개월치 지급을 조건으로 3급이상 책임자들로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영계획서에는 올해 감원 계획이 언급되지 않았다.
올해 정리할 점포수도 당초 40개에서 46개로 늘어나, 브로드웨이와 프랑크푸르트, 후쿠오카 등 3개 해외점포를 포함하면 연내 49개 점포가 폐쇄된다. 국내 점포 46개는 오는 4월 중순께 폐쇄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영지표 항목에선 올 연말 ROA 목표치가 당초 0.7%에서 0.3%로, ROE는 11%에서 5%로, 1인당 영업이익도 2억8,7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연말 기준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당초 3.89%에서 4%로, 2000년말 기준으로는 0.95%에서 2%로 후퇴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 3월말까지 6%를 달성하겠다던 본래 계획 대신 올 연말 10% 달성을 제시했다.
외환은행은 한편 선진금융기법 도입을 위해 오는 4·4분기중 리스크관리나 여신심사, 마케팅, 국제금융, 투자금융 등의 분야에서 10명 이내의 외부 전문가를 신규 채용키로 했다. 특히 여신과 마케팅, 신상품개발 전문가는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의 협조를 구해 외국인 전문인력을 영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영입할 전문가는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금융감독기관 근무 경험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또 은행 내부의 배드뱅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신관리본부를 연내 신설, 부실채권관리를 전담시킨다는 내용을 수정 계획서에 담았다. 여신관리본부는 법정관리·화의·부도기업 뿐 아니라 부실징후를 나타내는 성장지도기업까지 포함해 부실화 예방단계부터 집중관리를 맡게 된다.
공공부문이나 외국인 투자회사 등으로부터 추가 출자나 차입이 가능해지면 단독 배드뱅크 설립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가계연체대출과 특수채권 회수에 나서는 채권추심회사 설립을 검토하는 등 부실채권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외환은행은 수정계획서에 명시했다. 【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