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드난 시합엘딘 OPEC 사무총장의 첫 공식일정은 최태원 SK 회장과의 단독면담으로 시작됐다. 17일 오후4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합엘딘 총장은 곧장 숙소인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로 향했다.
시합엘딘 총장은 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최 회장을 만났다. 쿠웨이트를 출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13시간 이상 비행을 했지만 시합엘딘 총장은 최 회장과의 면담에 기꺼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알 사바 OPEC 의장 겸 쿠웨이트 석유장관의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나눈 뒤 국제유가 추이 등에 대해 정보를 나누며 20여분간 환담했다.
창립 이래 처음 한국을 찾은 OPEC 사무총장이 이처럼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제치고 대기업 회장을 먼저 만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중국인 이상으로 비즈니스에서 ‘친구’를 중시하는 아랍 고위층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는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석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선대 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30여년간 쿠웨이트와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