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의 장마가 찾아온데다 정부의 휴가철 분산 방침으로 대기업들의 휴가가 8월 둘째 주까지 상당수 흩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4일 전력당국과 기상청에 따르면 최대 전력피크로 예상됐던 이달 둘째 주 초반까지 장마가 이어지면서 폭염 누적에 따른 전력수요 폭증 효과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당국은 당초 8월 둘째 주에 전력수요가 7,870만kW까지 발생하면서 예비전력이 200만kW가량이나 모자라는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7월 말~8월 초의 휴가철이 종료되면 기업들이 한꺼번에 조업을 늘리는데다 폭염 누적 효과도 본격화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가 7일이나 돼야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월 둘째 주 전력고비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된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과 6일까지도 수도권 등에 비소식이 예고돼 있다.
대기업들의 휴가가 8월 둘째 주까지 이어지는 것도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전력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실제 전력거래소의 수요관리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대기업들의 휴가철을 분석해보니 8월 둘째 주에 휴가를 가는 대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 최대 전력피크는 8월 셋째 주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마철이 끝나고 다음주 중ㆍ후반부터 무더위가 이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폭염 누적에 따른 전력수요 폭증 효과가 8월 셋째 주에 발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현재 당국의 전력 공급능력은 7,700만~7,800만kW 수준이다. 영광 3호기 원전 등이 재가동되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공급능력이 다소 늘어났지만 수요관리를 안 한다면 여전히 전력이 모자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최대 450만kW 이상의 수요관리 대책을 실시해 예비전력을 400만kW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당국은 이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이 정비 중인 한울 4호기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한울 4호기는 이날 한수원의 정비가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져야 재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