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은 기존에 종금사가 하고 있던 업무영역에 수익증권 운용 및 판매, M&A·재무컨설팅, 자본시장업무, 벌처펀드 투자 등을 추가했다. 과거 종금업의 고유영역이었던 기업어음 할인시장이 축소되면서 대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특히 자본시장 부문에 있어서 동양종금의 노력은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하이일드펀드를 공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종금사로서는 처음으로 성업공사 부실채권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등 코스닥 기업 공개주간사를 맡았고 국채전문딜러 자격을 취득, 국채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단단히 갖췄다.
박중진(朴重鎭·사진) 사장은 『지난 1년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동시에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했다』며 『자연감소 인력을 포함해 1년간 40%의 인원변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과 조직을 모두 바꾼 것이다.
요즘 동양의 말못할 고민은 대우채권. 대우관련 여신은 1,025억원으로 충당금을 200억원이나 쌓았지만 밖에서 이를 믿어주지 않는다. 한때 동양종금이 대우계열사(대우투자금융)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양은 자선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9월 말 현재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른 손실예상액은 1,756억원,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1,955억원이다. 대손충당금 비율이 111.3%나 된다. 6월 말 기준 BIS비율도 14.5%로 업계평균 11.4%를 웃돌고 있다.
朴사장은 『상반기 대우관련 충당금을 200억원 쌓았지만 하반기에 필요하다면 충당금을 더 쌓을 생각』이라며 『장부를 좀 더 깨끗이 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양은 올 상반기 9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투자에서만 591억원을 올렸다. 전체 영업이익의 60%에 달한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증시활황에 따른 증권투자 이익이 동양종금 이익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99회계연도(99년 4월~2,000년 3월) 전체의 예상 이익전망에서도 증권투자 이익이 1,43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8.6%를 차지하고 있다.
동양의 다른 사업부문인 기업금융, 리스, 국제금융, 자본시장 부문 등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 대한 이익기여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동양종금 스스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朴사장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업무영역을 찾기 위해 수익증권 운용부분 등을 강화한 것』이라며 『수익증권 운용규모가 2조원정도만 되면 연간 수익이 150억원 정도 나오기 때문에 증시 시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이 새롭게 뛰어든 수익증권 운용이나 자본시장 업무는 증권, 투신과의 경쟁이 불기피한 영역이다.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동양의 인력구조, 지점망 등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동양종금의 주가가 장기간 액면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동양종금하면 떠오르는 수익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시장의 평가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