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동일인 여신한도를 적용, 초과분을 오는 2004년까지 해소키로 했다.또 자기자본의 10%가 넘는 거액여신들의 총액은 올해말까지 자기자본의 6배 이내로, 내년 말까지는 5배 이내로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에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하고 있는 대우·삼성·현대 등 재벌그룹들은 국책은행 대출액 13조9,000억원 중 동일인여신한도를 초과하는 6조7,000억원을 오는 2004년까지 모두 갚아야 한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98년 결산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동일계열여신한도가 대폭 축소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대출초과분을 해소해야 하는 데 따라 자금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3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특수·개발은행의 편중여신을 규제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동일인여신한도(자기자본의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2,000억원의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6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고 동일계열에 대한 대출한도도 1조7,000억원이나 된다.
따라서 대우·삼성·현대는 여신한도를 넘는 1조9,400억원, 1조9,500억원, 1조3,113억원을 2004년까지 상환해야 한다.
또 수출입은행은 외환은행 출자분 7,000억원을 포함한 자기자본이 2조7,700억원으로 동일그룹에 대한 대출은 6,900억원을 넘을 수 없게 돼 대우는 8,075억원, 현대 6,075억원, 삼성 1,775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대로 시중은행은 2000년 6월말까지 동일계열 기업에 대한 여신을 총자본의 25%, 동일인에 대한 여신은 총자본의 15%로 제한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은행권의 동일계열 여신한도초과액은 3조7,035억원이었다.
그러나 시중은행 대부분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자본금이 대폭 감소해 대기업에 대한 여신한도도 크게 축소됐다.
한빛·제일·서울·조흥·외환은행과 주택·평화은행은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3조3,500억원까지 적자를 내면서 자본금이 크게 감소,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한 이들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동일계열 여신한도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갚아야 할 대출금액은 크게 늘어나 이들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우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