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격변하는 철강업계] (하) 전기로업계 구조조정

철근과 형강 등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으며 철강 경기가 다소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올들어서도 공장 가동율이 50%선을 겨우 오르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전기로 업체들의 연쇄 부도와 이에 따른 철근 가격 하락 등으로 전기로 업체들이 공멸 위기에 몰리자 대형업체인 인천제철과 동국제강·강원산업·한국철강 등은 가교회사를 설립, 부실 전기로 업체를 인수하고 과잉 설비를 정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으나 인수대상 업체들의 반발로 논의 자체가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하지만 올들어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핵심인 한보철강 매각이 미국 네이버스 컨소시엄의 우선협상 대상기업 선정으로 본격화 되고 있는데다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의 통합 추진 등이 이뤄지면서 철강업계의 구조조정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의 통합은 워크아웃(기업개선) 상태에 있는 강원산업의 제의로 추진되고 있다. 양사는 철근과 형강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전기로 업계의 1위와 3위 업체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중복 제품의 생산량 조절이 가능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철강 업계의 시각이다. 또 세계적인 철강업계의 대형화 추세와도 맞아 떨어져 국제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은 국내 형강 분야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전기로 업체간의 제품별 특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일부 과잉 설비의 폐쇄 등이 이뤄지게되면 그동안 공장 폐쇄문제에 강한 반발을 보여 온 부실 전기로 업체들을 무마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실 철강사의 정리문제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도 철근 업체를 중심으로 전기로 업계의 재편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올들어 일본 북해도 소재 北海강업의 주식이 신일철(新日鐵)과 大阪제철등으로 넘어갔으며 철근업계 9위 업체인 中山강업도 住友금속 계열로 일본 내 최대 철강 업체인 共英제강으로 편입될 전망이다. 일본 철강 업계는 전기로 업계의 재편 작업이 신일본제철 계열과 스미토모(住友)금속 계열 전기로 업체와 동경제철을 축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실 전기로 업체의 방치는 업계의 공멸을 초래한다는 위기의식이 이같은 통합화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합병이나 통합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국내 전기로 업체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훈 기자 LH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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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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