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영화] ‘색즉시공’

20대의 천방지축 성과 사랑 군대제대후 늦깍이 대학생이 된 은식(임창정). 남보다 늦은 출발 때문에 고시합격에 인생 목표를 건다. 하지만 해병대 고참 성국(최성국)의 꾐에 빠져 차력 동아리에 가입하고 만다. 불철주야 공부를 해도 모자랄 판에 그에게 또다른 복병이 나타난다. 에어로빅부 은효(하지원)을 본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섹스에 대한 욕망으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된다. '두사부일체'로 흥행감독이 된 윤제균감독이 이번에는 섹스코드에 각도를 맞춘 '색즉시공'(제작 ㈜두사부필름 ㈜필름지, 배급 쇼박스)은 20대 청춘남녀들의 성과 사랑의 풍속도를 그린 코믹물로 주체할 수 없는 욕망으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그리고 있다. 시작부터 노골적인 섹스 이야기와 역겨운 행동들이 쏟아진다. 담배꽁초와 가래를 섞은 소주 한사발 먹는 신입생 신고식에 이어 그 부산물들을 침대에 흥건히 쏟아낸다. 걸핏하면 밥 먹다 입안의 음식을 다른 사람의 얼굴에다 뿌린다. 출입문에 받혀 들고 있던 쥐가 입속에 들어간다. 현대식 기숙사인데도 쥐가 있어 룸메이트들이 쥐를 소탕한다고 식빵에 쥐약을 넣은 샐러드를 모퉁이에 둔다. 그것을 같은 방 동료가 맛있다고 먹는다. 클럽 회식후 과음한 한 여학생이 토한 입을 씻지도 않고 침이 질질 흐르는 입으로 키스를 해댄다. 그 키스를 받은 남자애는 마냥 좋단다. 원-참. 열혈청춘들이 울끈불끈 치솟는 섹스처리를 위해 좌충우돌식 내용을 담은 이면에는 은식과 은효의 순수한 사랑을 애써 보여주려 하지만, 농담과 행동들이 너무나 지나쳐 영화의 전체 흐름을 흐트러트린다. 섹스에 대한 욕망의 표현도 낯뜨겁다. 포르노 잡지나 테이프를 보고는 아무데서나 자위행위를 하다 여학생들에게 들키고, 늘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차력반 반장 성국은 사람키만한 마네킹과 섹스하는 것도 여러 번 들킨다. 최근 전국 300만명 이상을 동원해 올해 흥행작중의 하나가 된 '몽정기'가 10대 남자아이들의 아주 특별한 경험을 재치있게 다룬 작품이라면, '색즉시공'은 등장인물이 대학생들이지 한심한 장난의 에피소드를 나열한 작품에 불과하다. 이 작품을 보려면 한없이 바보가 돼야 할 듯하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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