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협상 타결로 정보기술(IT) 제품 201개의 관세 철폐가 확정되면서 연간 1조달러 규모의 무관세 교역 시장 열린다. 관세 철폐 품목에는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TV가 포함된데다 제조업 개방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25개 제품이 포함돼 우리 수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6일 "ITA 타결로 협상 참여국들은 연말까지 201개 품목들의 관세 철폐기간(즉시 철폐·3년·5년·7년)을 합의하게 된다"며 "협정은 이르면 내년 7월 또는 오는 2017년 초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1996년 1차로 관세가 철폐가 된 컴퓨터·휴대폰 등 203개 주요 IT 제품에 더해 소재·부품·장비 등 총 201개 품목의 관세가 추가로 사라진다. 관세 철폐 품목들의 시장 규모는 전체 글로벌 IT 제품의 연간 무역 규모(4조달러)의 25% 수준인 1조달러.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타결로 전체 수출액 가운데 19%(2013년 기준)를 무관세로 수출할 길이 열린다.
정부와 IT 업계는 이번 협정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ITA 확대 협상에는 TV·카메라·모니터 부품 등 우리 업계가 경쟁력을 갖춘 품목이 추가돼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협상에서 주력제품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도록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에서도 유리한 여건을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 협상 당시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양허대상에서 제외한 IT 제품 가운데 중국 관세율이 35%인 TV 카메라와 셋톱박스(20%), 복사기·팩스 부품 (10%) 등 25개 제품이 이번에 무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우리 측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제품은 관세 철폐 품목에서 빠져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이번 협정이 발효돼도 1차 철폐(1996년) 때만큼 수출이 큰 폭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참가 주요국과 FTA를 체결하고 무관세 또는 저율 관세로 수출하고 있는 탓이다. 오히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저가 제품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ed.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