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035720)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로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모바일, 정보기술(IT) 업계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오는 10월 다음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면 주가가 얼마나 상승할 수 있을지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또 신주 발행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와 더불어 주가 상승에 따른 증가분도 예상되는 만큼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주 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주가 대비 30% 상승… 11만원 이상 간다=다음이 26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새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의 주가에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의 분할과 달리 다음카카오는 합병에 따른 신주가 상장되는 만큼 별도의 기준가는 없다. 신주 상장 교부일은 10월1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14일이다. 신주 상장 당일 시초가와 주가 변동은 전날 다음의 주가를 기준으로 상하 15% 내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이르면 27일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의 주가가 신주 상장 전까지 얼마나 오를 수 있을지가 다음카카오의 시초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의 주가가 현재 다음의 주가 대비 3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만 고려해도 합병 후 최소 30% 이상의 주가 상승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여기에다 다음과 카카오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신주 상장 후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유가증권에 상장된 NAVER와의 시가총액 격차가 크게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의 PC 콘텐츠가 결합되면 NAVER와 같은 사업 구조가 형성된다"면서 "이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NAVER와의 기업가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시총 순위 판도 변화 오나=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이라는 예상을 깨고 다음과의 합병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시가총액 순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기준 주가는 7만2,910원, 합병 비율은 1대1.556이다. 합병신주 3,294만1,170주를 고려하면 카카오의 가치는 2조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이 1조591억원(23일 종가 기준)인 만큼 다음카카오의 신주가 상장된 후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숨에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파라다이스를 뛰어넘는 수치다. 분할 상장 후 네이버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다음카카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경우 코스닥시장 시총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스닥 시장 대장주는 셀트리온으로 5조378억원의 시총을 기록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음이 국민 메신저 카카오가 손을 잡은 만큼 시장에서 거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NAVER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것처럼 다음카카오 역시 주가 재평가가 예상되고 코스닥 내 시총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ㆍ모바일 기업 합병은 트렌드… 추가 M&A 이어지나=다음과 카카오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터넷(IT) 기업과 모바일 메신저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컴퓨터 중심의 매체 환경이 모바일로 빠르게 바뀌자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글로벌 선두 업체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소셜네트워크(SNS) 업체인 페이스북은 지난 2월 모바일 메신저 업체 왓츠앱을 160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했다. 왓츠앱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로 고객 수만 5억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도 최근 기업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디바이드를 인수했고 중국 텐센트의 위챗과 협력 계약을 맺고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쿠텐도 메시징 및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 분야 선두 업체인 바이버(Viber)를 9억달러에 사들였다.
조성완 L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M&A 트렌드로 본 모바일 메신저의 잠재력'이라는 보고서에서 "라인·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는 게임·음악·쇼핑 등 콘텐츠를 중계하며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인터넷 기업이 고객 확보 및 취약 분야에 대한 교두보 마련 등을 위해 꾸준히 기회를 탐색함에 따라 M&A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