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지화로 관세인하 효과 미미·유럽산, 국내 잠식 가능성도 적어<br>세방전지·아트라스BX·한라공조등 수혜 기대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유럽으로의 수출 물량이 많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는 업체들은 축전지 제조업체, 유럽 직수출 업체 등으로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경우 이미 유럽에서의 현지화로 FTA 체결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럽산 자동차 부품의 국내시장 잠식 가능성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관련업계와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은 EU와의 FTA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이다. 현행 자동차 부품 관세율은 한국이 8.0%, EU가 4.5%로 즉각적인 가격인하 효과는 일단 유럽업체들이 더 많이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럽산 부품의 가격이 현재보다 낮아진다 해도 국내시장 잠식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산 부품의 경우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 높다”며 “완성차 업체들의 부품 가격 민감도도 매우 높아져 있는 시점이어서 국내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FTA 협정 발표로 인해 받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성우하이텍ㆍ세종공업ㆍ한라공조 등의 경우 이미 슬로바키아ㆍ터키 등에 유럽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어 관세인하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 부품 업체 중에서는 유럽 현지화가 돼 있지 않고 범용성이 높은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 정도가 FTA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보수용 납축전지를 수출하는 세방전지ㆍ아트라스BX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환성차 업체에 직수출을 하는 한라공조, 보수용 시장에 부품을 판매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등은 가격경쟁력, 마진 개선 등의 면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유럽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