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마침내 외환은행을 인수해 국내 2위의 금융그룹으로 올라섰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먹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론스타는 4조원 넘는 수익을 챙기며 9년 만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론스타에 대한 은행 대주주 적격성 판단 등에 벌써부터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며 정치쟁점화할 것임을 분명히 해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거쳐 외환은행에 대한 하나금융의 자회사 편입신청을 승인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인수 승인 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외환은행 직원들이 외국 펀드를 만나 잠재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우수한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장(場)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연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외환은행의 BIS 비율은 각각 13.05%, 13.98%로 재무건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25일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총 자산규모는 236조원에서 366조원으로 크게 늘어 우리금융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론스타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지분을 3조9,157억원에 매각, 2007년 지분 13.6%의 매각대금과 8년 동안 챙긴 배당금 수익을 합하면 외환은행 매각 총액은 7조원에 달한다. 론스타는 2003년 10년 외환은행을 2조1,500억원에 인수했다.
금융위는 또 외환은행을 매각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은행법상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적시하면서 법 취지와 형평성 등 해석에 논란이 따를 수 있는 기준 등을 들어 "산업자본이 아니다"라고 최종 결론을 내려 외환은행 노조 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금융위는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간주하면 국내 산업자본을 염두에 둔 비금융주력자제도의 입법취지, 지금까지 산업자본 확인관행에서 형성된 신뢰보호 문제, 다른 외국 금융회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단순히 법문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해서 주식처분 명령 등의 조처를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과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이 론스타를 은행법상 산업자본에 해당한다고 해놓고 주관적 판단으로 결론을 뒤집는 자의적 결정을 내렸다"며 "향후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론스타 문제를 규명할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