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박영훈의 인내

제4보(75~100)

[한중일 바둑영웅전] 박영훈의 인내 제4보(75~100) 흑진의 안방 아랫목에 쳐들어갔던 조치훈의 특공대는 깨끗하게 탈출했고 흑진은 초토화했다. 형세는 백이 완연히 좋다. 그러나 박영훈은 실망하지 않고 75로 막아두고 본다. 공개해설장의 양재호9단은 흑75를 ‘인내의 한 수’라고 탄복하며 칭찬하고 있었다. 이 수는 가로 끊자고 하면서 백 4점을 환격으로 잡는 수단을 노리고 있다. 바로 다음 순간 조치훈에게서 실착이 나왔다. 백76이 그것. 그냥 나에 꼬부렸으면 아무 탈이 없는 자리였다. 흑77은 맥점. 백78, 80의 굴복은 필연. 참고도의 백1, 3으로 버티는 것은 흑4로 대형사고가 일어난다. 해설장의 양재호9단이 목청을 돋구고 있었다. “초읽기에 몰릴수록 더욱 수읽기가 정확해진다는 조치훈인데 오늘은 그렇지가 못하군요. 우상귀 흑진을 멋지게 폭파하는 과정에서 너무 시간을 써가지고 초읽기에 몰린 것은 어쩔수없었지만 그 직후에 76이라는 실착을 두다니. 전성기가 지났다는 증거입니다.” 흑81로 끊는 데 손이 돌아와서는 흑도 상당히 만회한 모습.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백96이 두번째 실착. 그냥 다에 뛸 자리였다. 조치훈은 96을 두면서 강력한 후속수단을 노린 것이었는데 박영훈은 그것을 외면하고 97로 요처를 점령해 버렸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08-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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