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이즈미 신사참배 강행 반응
"외교적 도발" 한목소리 규탄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여야 정치권은 15일 주변국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자 "군국주의 부활을 시도하려는 망동이자 명백한 외교적 도발행위"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특히 '종전기념일'인 8월15일에 현직 총리가 참배한 것은 나카소네 전 총리 이후 21년 만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일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을 수 없는 오만과 독선에 대해 일본 정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고 강경한 외교적 대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A급 전범의 위패 앞에 머리를 조아린 것은 침략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주변국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야만적 행위"라며 "총칼에 의한 세계 지배의 향수에 얽매이는 한 일본의 미래에는 고립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고이즈미 총리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기는커녕 편협한 민족주의와 대중인기 영합주의에 사로잡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낡은 행태를 보인 데 통탄한다"며 "일본은 스스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시대착오적 망동"이라며 "스스로 국제적 지도자 반열에서 물러나서 군국주의를 부활하는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대권주자들도 신사 참배 강행을 질타했다. 박 전 대표는 "내가 일본에 갔을 때 고이즈미 총리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뜻을 전달했다"며 "주변국 국민 감정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유감스러운 일"라고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일본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차기 일본 총리의 전진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고건 전 총리도 특별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기 일본 총리를 포함한 일본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더 이상 참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15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