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달러약세 저지" 힘 모은다

이달중순 G7회담서 '역 플라자 협정' 논의 가능성<br>EU "유로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 저하" 우려<br>美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양측 갈등 심화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회담에서 역플라자 협정이 논의될 것인가.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 출범 이후 연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주요통화를 함께 비교한 바스켓 기준으로 지난 73년 이래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유럽연합(EU) 가맹국들이 달러화 하락을 저지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유럽 측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미국 측은 미온적이어서 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외환시장에서 공조체제를 유지해오던 미국과 유럽이 달러화 하락 저지를 둘러싸고 갈등 관계를 보이고 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쓰는 13개국의 단일 경제권) 회원국들이 오는 19~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동에서 달러화 약세를 주요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EU 집행위원회와 유로권 지도부가 달러화 약세 기조에 대해 연일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프랑스는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5년 플라자 협정에서 선진국들은 미국 달러화 약세를 위해 공조를 취했다면 지금은 달러화 하락 저지를 위한 역플라자 효과가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 13개국 재무장관 모임의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재무장관은 “유로 강세가 현 추세대로 이어질 것을 크게 우려한다”면서 “미국과 중국ㆍ일본이 그들의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호아킨 알루미나 통화담당 집행위원도 “달러 약세 현상이 걱정스럽다”며 “환율 불균형 확대로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EU가) 계속 수동적일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국가들의 문제제기는 상대적인 유로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UBS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만수르 모히 우딘은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논의될 것”이라며 “이번 재무장관들의 모임은 통화안정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87년 ‘루브르 합의’ 때를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당시 G7 재무장관들은 플라자 합의 이후에도 미국의 재정적자가 줄어들지 않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리 루브르궁에 모여 각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적극 협력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만수르 모히 우딘은 “G7 회원국들은 달러 약세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달러의 약세 현상이 더 심화된다면 회원국들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을 촉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환율은 시장 기능에 따르는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양대 경제권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 월가 출신인 폴슨 장관이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시장주의자임을 강조하면서 “달러 약세가 심각해져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위험을 보여야 미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는 반면에 금 가격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 금 선물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10.10달러(1.4%) 오른 750달러로 마감,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며 유로당 1.426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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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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