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섬유협상이 10개월만에 타결됐다.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감품목 14개를 포함, 총 24개 중국산 섬유ㆍ의류제품에 대해 2008년까지 수입제한폭(쿼터제)을 설정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중국의 대미 섬유수출 증가율은 2006년 8~10%로 제한되고 2007년에는 13%, 2008년에 17%로 묶이게 된다. 적용시기는 내년 1월1일부터다.
포트먼 대표는 “합의는 양국에 공정하게 이루어졌으며 이것은 ‘고된 작업’과 ‘굳은 신뢰’가 성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해 새로운 쿼터제를 부과했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미국측의 승리로 평가된다. 실제로 중국이 유럽과 합의한 쿼터 적용기간은 2007년까지 2년이었던 반면 미국의 쿼터제는 3년간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보 장관은 “포트먼 대표가 오늘까지도 어느 정도 유연함을 보여준 것은 알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며 “이것은 우리의 기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 이번 합의에 불만이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일주일 앞두고 중국이 일종의 선물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섬유수입 쿼터가 폐지된 후 중국산 저가품 수입이 급증하자 일부 의류 및 직물 제품에 대해 지난 5월부터 연간 수입증가율을 7.5%로 묶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권)를 발동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