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체인점 운영활기 건물주 입점문의도 쇄도세계 최대의 커피전문 체인인 스타벅스가 만리장성을 훌쩍 뛰어넘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99년 1월 베이징(北京)의 중국 세계무역센터에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를 위주로 35개 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말까지 베이징 지역에만 5개 점을 추가로 오픈 할 정도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차(茶)를 즐겨 마셔온 중국인들에게 커피를 마시는 것은 낯선 문화이기 때문에 업계에선 중국 진출에 성공한 패스트푸드 체인 KFC나 맥도날드와 달리 스타벅스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점쳤다.
특히 진출 초기인 지난 99년 5월 미 전투기가 유고 베오그라드의 중국 대사관을 오폭, 중국 내 반미 감정이 들끓은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성공에 못지 않게 13억 인구의 붉은 대륙에 진한 커피 향을 널리 퍼뜨리는데 성공했다.
중국 대도시의 번화가에서 스타벅스 마크가 선명히 새겨진 종이 커피 잔을 들고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다.
중국 북부지역에 스타벅스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갖고 있는 베이징 메이다 커피사의 데이비드 선 사장은 "사업 초기에는 인지도가 거의 없어 점포 임대하는 데도 애를 많이 먹었다"고 회고한다.
선 사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건물주들이 직접 찾아와 자신의 빌딩에 스타벅스가 입점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물어볼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측은 지난해 9월 명대와 청대의 황실이었던 자금성에 점포를 내면서 문화침략 논란을 빚은 것이 스타벅스 성공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성의 기념품 가게 옆에 미 자본주의의 상장 가운데 하나인 스타벅스가 점포를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중국은 5,000년 전통에 대한 도전이라며 시끄럽게 들끓었다.
당시 한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6만명의 응답자중 70% 이상이 자금성점 오픈에 반대했다.
언론들도 연일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라며 당장 점포를 이전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논란을 거치면서 스타벅스에 대한 인지도가 오히려 높아졌고 자금성점은 계약기간 1년을 넘긴 지난 9월 재계약에 성공하는 등 성공리에 운영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내 경제 및 산업활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음식으로 상징되는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심이 커지고 있어 걸핏하면 반미 감정이 들끓는 중국에서 외국계 외식업체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