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포스코·신일본제철·바오강 3자 연대

중국 최대 철강 업체인 바오강(寶鋼)그룹이 신일본제철에 대해 주식의 상호보유를 타진해왔다. 신일철은 바오강과의 해외상장 및 사업 제휴 강화 등을 조건으로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신일철은 이미 한국의 포스코와 기술 교류, 원료 조달 등에 협력하고 있으며 또 주식 공유로 상호주주 관계에 있다. 여기에 바오강이 참가한다는 것인데 아시아의 3대 철강사의 연대체제가 생겨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3자 연대 움직임은 올해 성사된 철강 세계 최대 기업인 미탈스틸에 의한 2위 아르셀로 매수를 배경으로 한다. 통합된 미탈ㆍ아르셀로는 조강생산량이 신일철의 3배 이상인 1억1,000만톤으로 압도적인 규모를 과시하며 또 다른 회사를 흡수할 의욕도 보이고 있다. 3사로서는 제휴를 강화해 적대적인 매수에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을 닦으려는 의도인 셈이다. 그러나 3사의 연대에는 눈앞의 매수방어책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원자재인 철광석과 석탄 부문에서 글로벌 대형 광산회사에 의한 과점화가 진행되면서 철강사들은 최근 3~4년간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철강사가 제휴를 통해 가격 교섭력을 키운다면 원자재값 앙등을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동 자원 개발은 원자재의 안정적인 조달 및 가격 안정과 함께 생산 과정 개선, 에너지 절약, 환경대책 등 기술 개발 효율화도 꾀할 수 있다. 중국ㆍ인도 등 신흥성장국이 생활 수준의 향상, 자동차의 대중화로 철강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지난해 세계 조강생산량은 11억톤을 넘어섰다. 급증하고 있는 세계 철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로와 압연 설비 등의 신설이 필요하게 됐다. 실제 포스코는 인도에 고로 신설계획을 내놓았다.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고 위험성도 큰 이런 프로젝트에는 1개 회사가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대형 업체들의 공동 작업이 낫다. 대형 회사의 제휴는 강재 가격의 인상 등 과점에 의한 이익 추구로 귀결되면 안된다. 신일철ㆍ포스코ㆍ바오강 3사는 이런 유혹에 빠지지 말고 제휴의 의의를 추구하기를 바란다. 3사 이외의 움직임도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에는 JFE홀딩스 등이 남아 있고 중국 철강 업계에서는 업체의 난립과 과잉 생산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3강의 제휴가 세계 철강산업의 건전한 통합 재편과 발전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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