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는 회사도 소비자도 덕될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공정하게 경쟁할 때가 됐습니다.』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에 대해 조정남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SK텔레콤의 사장이 한 말이니 무게가 실리는 느낌이다.
후발업체의 약진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동안 공생을 위해 보이지 않게 많이 양보해온 것이 사실이다. 독점적 사업자가 마음을 다져먹고 시장을 지키려 했다면 어떻게 1년5개월만에 250만명, 300만명씩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후발업체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후발업체들, 특히 PCS 3사는 최근 「SK텔레콤이 독점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식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공동 광고를 게재하는 등 여전히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趙사장은 『지난해 국내 이동전화 순증가입자중 SK텔레콤은 겨우 19.5%를 차지했다. 5개 사업자가 있다면 최소한 20%는 확보했어야 하는데도 최대 사업자인 SK텔레콤이 20%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5개 사업자중 유독 SK텔레콤의 요금만 다른회사들에 비해 15% 이상 비싸게 묶어 두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불공정 경쟁의 사례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는 요금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서비스면에서나 품질면에서 요금 차이를 커버하고도 남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회사들도 충분히 성장한 만큼 요금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요컨대 후발업체들이 자랄만큼 자랐으니 이제는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자는 주장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이 42~3%를 유지하고 있다. 98년1월 PCS 회사들이 등장한 직후 60%가 넘던 것이 1년 남짓만에 20% 가까이 준 것이다.
선발업체인 SK텔레콤에 어느 정도 족쇄를 채워둘 것인가 하는 것은 이동전화 시장의 경쟁이 어느정도 성숙한 것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
후발업체들은 아직 SK텔레콤의 독점력이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SK텔레콤은 충분히 맞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문제일 뿐, 곧 5개사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해야할 시기가 올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