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백화점 "고객 감동 시켜라"

핸드폰 충전해주고 우산 빌려주고 부채로 더위 식혀주고<br>불황·온라인시장 급성장에 여름세일 매출 신장률 한자릿수<br>세심한 배려서비스 속속 도입… 소비자 발길 돌리기에 안간힘

백화점업계가 장기 불황과 온라인시장 성장세라는 이중고 탓에 대대적인 여름 세일 행사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적 회복세를 내지 못하자 고객 유치를 위해 감동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마철 우산 대여는 물론 부채와 물티슈까지 제공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2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재 각 점별로 여름 세일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전년 대비 신장률이 한자릿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통적인 업계 비수기인데다 홈쇼핑ㆍ인터넷ㆍ소셜쇼핑 등 무점포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고객 방문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탓이다. 롯데백화점은 기존점 기준 22일 현재 전년 대비 신장률이 6.8%에 불과하고 현대는 6.6%, 신세계는 1.6% 매출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고객 방문율 저하로 실적 부진이 거듭되자 각 백화점들은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애쓰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는 최근 롯데멤버스 고객에게 모바일 무선 충전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쇼핑 도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배터리 부족으로 불편을 겪는 고객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스마트폰을 급속 충전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스마트폰 충전을 도와주는 기존 방식은 고객들의 쇼핑 시간을 단절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쇼핑 중에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당연히 백화점 입장에선 매출 발생 기회가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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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을 맞아 우산과 수건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여름철 기본 서비스로 잡아가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우산 없이 외출했다가 백화점으로 이동 도중 비를 맞은 고객들을 위해 각 점포의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안내데스크에 수건을 항상 구비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버스 정류장이나 택시 승강장까지 각 점포 영업 관리자가 우산을 씌워주는 '우산 도우미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 점에서 최근'쿨링 데스크'를 운영해 무더위를 식혀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평일 오후 2시부터 물티슈나 부채를 전점에서 매일 선착순 1,000명의 고객에게 증정한다. 전국가적 에너지 절감 대책에 따라 예전만큼 낮은 실내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대신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세계 본점에서는 평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음료수를 제공하는 음료 웨건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유자녀 여성 고객들을 위해 문화센터 운영에 유연성을 더한 곳도 있다. 현대 목동점은 7층 문화홀과 하늘정원을 만 3세~8세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로 꾸몄다. 또 더운 날씨를 감안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토파즈홀 안에 축구존ㆍ농구존ㆍ볼풀존ㆍ북카페존ㆍ바이크존ㆍ놀이터존 등의 놀이시설을 준비했다. 자녀들과 동반 외출을 계획하는 여성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백화점들의 대고객 서비스가 세심해진 이유는 무엇보다 부진한 실적이 한몫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고객들의 점포 방문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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