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 4건중 3건은 감정가 1억원 미만인 서민형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매정보제공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작년에 진행된 46만4천850건의경매 물건중 감정가 1억원 미만은 36만134건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이 19만7천933건(55.0%)으로 1억원 미만물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토지 8만2천253건(22.8%)와 근린상가 3만8천110건(10.
6%) 등도 많았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부장은 "1억원 미만 주택에 살고 있거나 1억원 미만 점포를운영하던 서민들이 이를 담보로 빌렸던 빚을 갚지 못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작년에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외환위기 직후로 경매 물건이 가장 많이 쏟아졌던 지난 2000년보다도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2000년에는 총 54만4천546건이 경매에 부쳐졌는데 이중 1억원 미만은 37만6천882건(69.2%)으로 건수로는 작년보다 1만6천여건이 많았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p 낮았다.
작년에 1억원 미만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경기침체가 서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주로 소유하는 50억원 이상 고가 물건이 경매에 나오는 사례가 2000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2천488건이던 50억원 이상 물건이 작년에는 절반 이하인 1천20건에 불과했다.
이 부장은 "외환위기 때는 기업과 서민 할 것 없이 모두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의 경기침체는 기업보다는 주로 서민층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기업 소유의 덩치 큰 물건이 나오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