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회복 기대에 힘입어 반도체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반도체 경기에 대한 국내외 증권사의 견해가 엇갈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3일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주가 소속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일보다 127.29포인트(2.86%) 오른 4,579.13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전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증시를 사흘 만에 반등세로 이끌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3.48%나 급등했고 하이닉스(2.36%), 한미반도체(3.12%) 등도 시장상승률을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또 코스닥 종목인 STS반도체(5.98%), 메모리앤테스팅(2.36%), 네패스신소재(6.28%) 등도 나란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반도체주의 강세에 대해 수긍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D램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데다 삼성전자의 분기손실을 계기로 업황 자체가 바닥을 확인함으로써 회복기대가 크다는 분석이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 영향으로 D램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달 중 대만업체 구조개편이 이뤄질 경우 추가적인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이 더 줄어들면 수급 개선에 힘입어 최소한 3월까지는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전환은 메모리시장의 바닥을 알리는 선행지표 역할을 했다”며 “지난 4ㆍ4분기 삼성전자의 적자전환은 메모리시장 회복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하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D램 업체들의 공급이 축소돼 수급상황이 개선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D램 업황의 부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은 “PC 수요 부진 및 D램업체들의 제한된 원가절감 등을 고려할 때 최근의 주가 상승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D램 업황 전반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CS증권은 또 “지난해 12월 메모리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매출 성장세는 여전히 부진했다”며 “D램업체의 주가강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