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佛뮤지컬 돌풍 우리가 잇는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 이어 '벽을 뚫는 남자' 국내 첫 공연<br>마르셀 에메 원작… 박상원씨 주인공 듀티율로 뮤지컬 컴백


박상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의 고전 장편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살린 ‘노트르담 드 파리’에 이어 프랑스 단편 소설의 거장 마르셀 에메(Marcel Ayme, 1902~1967)의 ‘벽을 드나드는 남자’를 뮤지컬로 옮긴 ‘벽을 뚫는 남자’가 무대에 오른다. 현재 공연이 진행 중인 ‘노트르담 드 파리’가 프랑스 중세 노트르담 성당을 배경으로 한 대서사시라면 ‘벽을 뚫는 남자’는 가난한 예술가 마을 ‘몽마르트르’를 무대로 한 한편의 잘 짜여진 우화(寓話).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날 자신에게 벽을 뚫고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신통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벽을 드나들 수 있다는 발칙한 상상력이 ‘쉘부르의 우산’을 작곡한 미셀 르그랑의 주옥같은 음악을 만나 한편의 잘 짜여진 판타지 드라마로 태어났다. 96년 파리에서 처음 막을 올린 뒤 프랑스판 토니상으로 불리는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차지한 작품. 2002년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아모르’라는 제목으로 올려져 2003년 토니상 5개 부문에 오르기도 했다.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979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뮤지컬에 데뷔한 뒤 10여편의 뮤지컬에 출연해 뮤지컬 마당에서 이젠 ‘선생님’ 대접을 받는 탤런트 박상원이 주인공 ‘듀티율’ 역할을 맡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주인공 더블 캐스팅으로는 ‘헤드윅’의 엄기준이 나서고 여주인공인 ‘이사벨’엔 ‘쥬 뗌므’의 가수 ‘해이’와 신예 임수연이 맡는다. 이번 공연의 관심 중 하나는 벽을 뚫는다는 기발한 설정이 무대에서 어떻게 연출되느냐 하는 것. 연출자는 프랑스 유학파이자 마임 전문가인 임도완씨.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철학적 메시지를 주는 원작의 주제의식을 분명히 전해줄 수 있는 무대연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10년 전 프랑스 초연때 음악 감독을 맡았던 파트리스 페이리에라스(Patrice Peyrieras)씨가씨가 이번 무대에서도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는 ‘벽을 뚫는 남자’를 한마디로 “프랑스 뮤지컬의 힘이라 할 수 있는 진정한 스토리와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가진 뮤지컬”이라고 평했다. 희극 뮤지컬 ‘프로듀서스’에서 감칠맛 나는 가사 번역으로 재능을 인정 받은 이지혜씨가 한글 가사를 맡아 미셀 르그랑의 선율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2차 세계대전 후 부패한 사회를 조롱하는 주인공 듀티율의 기발한 행적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지만 결국 그는 사랑하는 연인 이사벨을 위해 평생 벽에 갇히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노트르담 드 파리나 4월 한국 무대에 오르는 십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뮤지컬. 또 한차례 프랑스 뮤지컬 흥행 돌풍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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