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거래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제 여파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단기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짐에따라 시중 부동자금의 물꼬가 다시 토지시장으로 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25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강남권 등에 대한 정부의 주택거래신고 지역 확정 발표 시기를 전후로 서울ㆍ수도권의 개발유력지역 과 행정수도이전 수혜지역, 개성공단사업 수혜지역 일대 중개업소에는 토지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는 “주택거래신고 지역 확정 이외에도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도입 논의와 재산세 인상 등의 악재로 인해 주택에서 토지로 눈길을 돌리려는 투자자들의 상담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개성공단 효과 등으로 파주ㆍ고양 토지시장 과열= 고양시 풍동일대와 파주시 월롱면ㆍ문산읍은 최근 수도권 북부 토지시장을 주도하는 트로이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월롱면의 경우 지난달 100만평 규모의 LG필립스 LCD단지가 착공된데다가 최근 이 지역이 개성공단사업의 최북단 물류기지로 개발될 것으로 점 쳐지면서 토지 거래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지역 전원랜드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LCD단지 인근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의 논ㆍ밭ㆍ임야를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 매수 상담건수가 증가세를보이고 있다”며 “이미 주요 도로변 토지매물 중 상당수가 손바뀜 된 상태”라고 말했다.
문산에서도 월롱 LCD단지 관련 협력 업체들이 입주할 50만평의 산업단지가 개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뜸했던 투자문의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 또 고양에서는 48만평 규모의 출판단지와 1만4,000여평의 국제전시장, 풍동택지개발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인근 지역 토지거래가 조금씩 느는 추세다.
이들 지역의 토지매도 호가는 연초 시세의 최고 2배 수준까지 올라 있다.월롱면만 해도 연초 20만~50만원선에 거래되던 계획관리지역 내 임야가 평 당 최고 100만원 선까지 호가될 정도다.
문산읍에서도 계획관리지의 논ㆍ밭이 평당 35만~90만원 선에 매물로 나오고 있어 연초보다 호가가 20~30%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또 풍동에서도농림지역 내 논ㆍ밭이 평당 100만원 대를 호가하는 등 토지가격이 초강세를 타고 있다.
◇ 충청권 토지시장에서는 ‘4ㆍ15 총선 효과’= 대통령 탄핵 여파 로 위축됐던 충청권 토지시장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4ㆍ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함에 따라 행정수도 신도시 이전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에 따라 충북 청원군 오창ㆍ오송지구와 충남 논산ㆍ계룡시, 공주 장기ㆍ연기군 일대를 중심으로 토지거래가 회 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중 오창ㆍ오송지구 일대 토지거래는 최근 이 지역의 주택분양 호조에 힘 입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3월초 20~40만원 선까지 떨어졌던 논ㆍ 밭의 호가도 30만~60만원선에서 매물로 나오고 있다.
계룡시 두마면 일대 논ㆍ밭의 매매가도 20만원 선까지 내려갔던 것이 현재 30~40만원 선까지 반등했고, 연기군 일대에서도 국도 주변 논ㆍ밭 매물이지난 3월초보다 10% 이상 오른 35~4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마면 계룡신도시부동산 신경호사장은 “탄핵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토 지 매수심리가 총선을 전후로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 보상금 지급되는 택지개발지구 인근 주목= 토지 수용에 따른 보 상금이 지급 중이거나 지급될 예정인 서울ㆍ수도권 택지개발지구도 관심을 사고 있다.
이들 지구의 토지주들은 보상금을 지급 받으면 멀리 옮겨가지 않고 인근에 서 토지를 되사는 경향이 강해 택지개발지구 인접지역의 토지시장은 통상토지보상금 지급시기를 전후해 강세를 띠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에서만 해도 최근 보상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장지ㆍ발산지구를 포함해 강동구 강일지구와 노원구 상계지구, 은평구 은평뉴타운 1구역 등에서 연내에 2조원에 육박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 또 수도권에서는 파주 운 정지구와 용인 흥덕지구를 포함한 4~5곳의 택지개발지구에서 4조원 대의 보상금이 추가로 풀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인근의 강서구 마곡지구와 송파구 문정지구, 서초구 우면동, 강남구 세곡동 등 개발유망지역으로 토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 는 형편이다.
또 수도권에서는 광명시 소하동 일대, 파주 운정지구 인근, 용인 기흥읍 일대 등을 중심으로 토지매도 호가가 지난 한달 새 5~10% 가량 뛰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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