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 투기사범 9,798명 적발·344명 구속

공무원·사회지도층 대거 포함<br>정부 합동단속… '월드컵 4강' 축구선수도 연루


기획부동산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부동산 관련 정보를 알려준 공무원 등 부동산투기사범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27일 지난 7월7일부터 10월말까지 경찰청, 국세청, 건설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부동산투기 특별단속을 벌여 총 9,798명의 투기사범을 적발, 이 가운데 344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단속 결과 부동산투기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이뤄졌으며, 전문직, 공무원, 주부 등에 이르기까지 투기계층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드컵 4강 주역인 유명 축구선수 A모씨까지 투기꾼에 속아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 투기꾼과 결탁 심각=일부 공무원과 부동산투기세력과의 밀착관계를 우려할 만한 수준이었다. 공무원들은 기획부동산업체 및 전문 투기꾼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거나 거래허가와 관련된 편의 제공 등으로 부동산 투기를 비호 또는 방조했다. 박모 건교부 공무원은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임야가 개발제한 구역에서 해제된다는 정보를 전문 투기꾼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1,000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 경기도 화성시청 공무원들은 직무를 이용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 화성시 도시계획과와 건설과에 근무하는 공무원 민모씨 등 6명은 택지개발 예정지 임야를 공동 매입해 명의신탁 등의 방법으로 투기를 일삼았다. ◇사회지도층도 대거 투기대열에 가세=서남해안개발계획인 J프로젝트 관련 지역인 전남 영암 삼호읍의 경우 유명 프로축구 선수, 대기업 임원, 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투기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농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기획부동산업체인 O사는 삼호읍 소재 간척지 농지를 싼 값에 사들여 필지 분할한 뒤 공무원을 통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부정 발급 받아, 이들 사회지도층인사 등에게 고가 매도, 200억원의 전매차익을 얻었다. 검찰은 O사 대표와 공무원 등 8명을 구속하고 41명을 불구속했다. 또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기획부동산업체의 불법ㆍ탈법 행위는 여전했다. 기획부동산업체 T사는 개발가능성이 없는 경기도 용인시 남동 소재 임야를 텔레마케터를 동원해 상가와 주택이 건축될 것처럼 속여 10배 가량 부풀려 평당 40만~50만원에 매각, 60여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검찰에 적발된 기획부동산업체에 농락당한 사기피해자는 5,040명, 피해규모도 1,89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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