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상품개발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고, 차별화 된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시중은행의 상품개발 담당자는 “지금까지는 똑 같은 상품에 우대금리를 얹거나 부가서비스를 더해서 고객을 유치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세분화된 상품을 내 놔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줄고, 개인신용대출이나 대기업ㆍ중소기업 대출도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신상품이 많이 나온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상품이 점점 많아지고 복잡해지다 보니 상품 고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은행 직원이 권유하는 모든 상품을 수시로 가입할 수도 없는 일이다. 신상품 풍년 시대에 내 돈을 불려줄 수 있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고르는 비법을 찾아보자.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융상품 고르는 비법으로 크게 세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돈의 크기에 맞는 상품을 찾아라. 둘째, 돈의 용도와 운용기간에 맞는 상품을 골라라. 셋째, 자신의 나이 때에 필요한 상품 먼저 가입해라. 그리고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에 항상 관심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우선 금융상품을 고를 때, 돈의 크기를 먼저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은 신발을 살 때와 같다. 마음에 드는 멋진 신발을 찾았는데, 마침 떨이라고 가격이 정가의 절반도 안 된다면 남이 먼저 살까 봐 계산부터 먼저 해야 할까. 그렇게 했다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디자인과 가격이 마음에 들어도 크기가 안 맞는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여유자금이 얼마나 있는지 먼저 확인한 후 금융상품이 그 규모에 적합한지 맞춰보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 나온 상품들은 대부분 최소 가입금액이 정해진 경우가 많아 확인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돈의 크기를 가늠하고 운용하는데 차이가 난다. 어떤 이들은 돈이 몇 푼 안 된다고 생각하면 금융상품이나 수익률 등을 고민하지 않고 금리가 0.1%인 수시입출금 통장이나 월급 통장에 그냥 잠재운다. 이자가 한 푼도 안 붙는 통장에 몇 십 만원, 몇 백만 원이 쌓여있어도 투자하기에는 너무 적다고 기다린다. 반면 어떤 이들은 통장 잔고가 몇 십만 원만 되도 더 높은 수익률을 챙기기 위해 돈 굴릴 궁리를 한다. 돈이란 것이 처음부터 큰 돈은 없다. 눈을 뭉쳐야 눈사람이 만들어지듯 돈도 굴려야 더 빨리 커진다. 작은 돈이라도 한 푼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아 넣어두는 태도가 중요하다. 돈의 크기와 함께 돈의 용도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손에 쥔 돈이 자산을 늘리기 위한 여유자금인지, 아니면 학자금ㆍ자동차 구입비ㆍ전세자금ㆍ주택구입 자금 등 사용목적이 정해져 있어 곧 써야 되는 돈인지 살펴봐야 한다. 몇 달 후에 꼭 필요한 돈을 고위험 고수익 장기상품에 투자한다면 마이너스 수익률 또는 환매수수료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돈의 용도와 함께 돈을 굴릴 수 있는 기간을 미리 점검하는 일도 놓치면 안 된다. 장기투자상품이 수익률이 좋다고 6개월 후에 필요한 돈을 3년 만기 상품에 넣어두면 중도해지로 인해 오히려 수익률이 낮아진다. 투자기간에 따라 금융상품을 선택하는데도 요령이 있다. 1년 이내 단기로 굴릴 돈이고, 500만원 미만의 소액이라면 목표달성이라는 만족감과 불필요한 중도해약을 줄일 수 있는 단기상품에 일부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 단기 저축상품은 1년 만기 정기적금이나 자유 적립식 적금 등이 있는데, 세금우대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3년 이상 중기로 운용한다면 종자돈 마련의 성격이 강하다. 3년 동안 5,000만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라면, 안정성만 따져서 금리가 낮은 정기적금에 넣어두는 것보다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상품과 정기적금에 분산하는 것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투자상품과 정기적금 투자비중은 각자의 투자성향에 맞추면 된다. 5년 이상 장기로 운용하는 자금은 노후대비자금이나 창업자금 또는 부동산 구입자금 등이 될 수 있다. 장기투자는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의 비중을 높이고, 절세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목할 만한 장기상품은 장기주택마련저축 또는 펀드와 적립식 주식투자신탁 등이 있다. 특히 장기주택마련저축이나 펀드는 7년 이상만 가입하면 비과세혜택은 물론 가입자가 근로자일 경우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절세 상품이다. 50년까지 저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정금리와 투자형 펀드로 나눠 가입하면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투자기간이 만료된 자금의 운용도 중요하다. 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매번 확정금리 상품인 정기예금에만 넣어두는 것보다 자금의 일부를 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이나 ELS(주식연계증권)펀드 등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연령대별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금융상품도 있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돈만 불리겠다는 덤벼들면 효과적인 주택마련ㆍ자녀 교육ㆍ자녀 결혼ㆍ노후 등을 준비하지 못하게 된다. 사회에 막 발을 들여놓은 20~30대라면 부양가족이 없는 만큼 소득의 절반 이상을 떼어서 장기 고수익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또 일부는 결혼이나 노후를 위한 종자돈으로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 적립식 주식형 펀드와 비과세상품 그리고 주택청약 자격과 함께 소득공제혜택ㆍ대출특전의 서비스가 있는 청약예금ㆍ저축 등에 분산투자하면 된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배우자와 자녀가 생겼다면 가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이 달라진다. 주택이나 자녀 관련비용 등 지출이 많아졌지만, 위험을 대비한 비상자금도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필요한 만큼 신용을 철저히 관리해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 소득의 10% 이내에서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저축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한 저축상품에 미리 가입해 둘 필요가 있다. 목돈을 대출 받기 전에 미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금리를 낮춰두는 것도 좋다. 40대에 접어들면 월급도 많아지지만 자녀 교육비ㆍ주택 대출금 상환부담 등으로 씀씀이도 커진다. 그러나 노후준비를 서두르면서 저축과 투자를 확대할 때다. 노후자금 마련은 빨리 시작한 만큼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안전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점점 늘려나가면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연금펀드ㆍ보험ㆍ상품 등을 챙겨봐야 한다. 50~60대 이후 자녀가 독립하거나 결혼했다면 본격적인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 노후자금이나 퇴직금은 안정성과 유동성이 확보된 보수적인 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물론 노후 후반기에 쓸 자금, 노후자금의 20~30% 가량은 장기투자 상품에 넣어 고수익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질병ㆍ사고 등에 대비해 적절한 보험상품에 가입했는지 점검하고, 고정적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월이자 지급식 상품도 하나쯤 살펴볼 만하다.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할 건지 고민된다면 은행ㆍ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을 1순위로 찾는 것도 방법이다. 특판 예금은 은행ㆍ저축은행이 우수고객이나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리를 높여 정기예금ㆍ적금을 판매하는 것으로 일반 상품보다 0.5~1.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특판 상품은 이것저것 살펴보기 힘들 때 가장 나은 선택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