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은 주로 각국 정부가 취한 통화·재정 팽창정책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특히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한 대미수출이 늘어났고 기업 및 은행 구조조정으로 외국 투자가들이 돌아와 주식시장이 살아난 것도 경제회복을 가속화했다.ADB는 아시아 개도국들이 지난해 2.3%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와 내년에 각각 5.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은 올해 경제위기 이전보다 더 높은 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예상된다.
자신감을 회복한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향후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
경제를 살린 재정 및 통화팽창 정책을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아시아 국가들의 총부채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공적부문의 부채는 상당히 늘어났다. 정부는 금융부문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쏟아붓느라 악화된 재정 건전화 작업에 지금부터 착수해야 한다. 또 급속한 경제성장은 물가상승을 부채질해 통화정책의 변경도 불가피할 것이다.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 과제는 중단없는 구조조정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 한국의 경우 대우그룹의 붕괴는 기존 대출관행의 변경을 요구할 것이다. 태국은 이제 겨우 기업구조조정의 걸음마를 뗀 것에 불과하지만 벌써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은행이 제대로 개혁되지 않는다면 지난 90년대 초반 일본의 경우처럼 신용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구조조정이 실패한다면 설비과잉이 지속돼 신규투자가 줄어들 것이다.
아시아의 경제회복은 눈부신 성공 스토리지만 자기만족에 빠져서는 안된다. 개혁의 동력이 사라지면 아시아 경제는 다시 곤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