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사진) 삼성 회장이 두 달여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27일 귀국한 이후 3일 만에, 휴가시즌이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이례적 출근이다.
이 회장은 30일 오전8시40분께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42층에 마련된 집무실로 나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으로부터 업무 현안을 보고받는 등 업무에 들어갔다.
이 회장이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한 것은 6월4일 이후 56일 만이며 올해 들어 일곱 번째 출근이다. 이 회장은 6월20일 출국해 일본과 유럽을 오가며 해외에 머물다 37일 만인 27일 귀국했다.
이 회장의 여름 휴가시즌을 맞은 출근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의 분위기를 다잡고 자신의 해외 출장 기간 동안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특히 삼성전자의 불산 및 암모니아 누출 사고, 삼성정밀화학 부지 물탱크 사고 등이 잇따른 데 대해 안전 대책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각 계열사의 하반기 경영 전략 등을 보고받고 이에 대한 지시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아직 37일 동안의 해외 출장에 따른 여독이 풀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출근했다는 점이 이미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며 "하반기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