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이 포화상태여서 추가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ㆍ반도체ㆍTV 등 주력사업 모두 혁신을 통해 추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보기술(IT) 산업과 전자 산업은 아직 둔화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가 성장할 여력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주력할 신성장사업으로 자동차와 헬스케어ㆍ의료기기, 기업간거래(B2B) 사업 등을 꼽았다. 이들 분야에 삼성전자의 IT를 접목해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10년 안에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삼성전자는 앞으로 공격적 인수합병(M&A)에 나서 성장여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금은 삼성전자가 보수적이지만 앞으로 필요하다면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하겠다"며 "상대회사가 우수한 기술만 갖고 있다면 개방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도 이날 행사에서 "삼성이 그간 M&A에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M&A를 추진함으로써 핵심 사업을 성장시키고 신규 사업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완제품 부문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부품 부문에서는 기술적 우위를 가진 기업에 초점을 맞춰 M&A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50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 등 삼성전자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을 M&A의 실탄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사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로 매출 2,110억달러(224조원), 영업이익 350억달러(37조원)를 제시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지난 2010년 80억달러에서 올해 14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애널리스트데이 행사를 연 것은 2005년의 첫 행사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권 부회장과 이 사장을 비롯해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신종균 ITㆍ모바일(IM) 부문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