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랍권, 시리아 제재 거부 中·러에 분노 확산

레바논 등서 中·러 대사관 난입<br>해당국 제품 불매운동도 펼쳐

시리아 제재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시리아 정부군의 대량학살이 우려되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아랍권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 AFP통신 등은 7일 분노한 시리아 국민들을 비롯해 레바논과 요르단 등 다른 아랍권 국가에서 러시아ㆍ중국대사관에 난입하거나 이들 나라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리비아의 시리아 야권 지지자 2,500여명이 수도 트리폴리의 러시아대사관에 난입해 반(反)러시아 구호를 외치고 지붕으로 올라가 감시 카메라를 훼손한 뒤 국기를 찢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중국대사관에도 몰려가 돌과 계란ㆍ토마토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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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도 "수백명의 시위자가 대사관에 무단 난입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리비아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수백명이 러시아와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초상화를 짓밟았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요르단에서는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지도자가 아랍 국가들에 중국과 러시아산 상품의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아랍의 봄'이 시작된 튀니지의 하마디 제발리 총리는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시리아 정부에 항의해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고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각국에 호소했다.

미국과 유럽도 아랍연맹 쪽과 연락기구를 만들고 반정부세력 지원 국제연대를 결성하는 등 독자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철수시켰다. 아울러 시리아와 이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를 러시아와 중동으로 보낼 계획이다.

한편 전날 AFP통신은 시리아 제재 결의안이 무산되자 시리아 정부군이 홈스 등 반정부 거점도시들을 맹폭격해 적어도 6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격으로 홈스에서만도 최소 4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면서 중상자가 수십명이나 돼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자바다니 지역에서도 정부군이 수백 대의 군 차량을 내세워 공격을 감행,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밝혔다.


문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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