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최근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부칙 9조를 근거로 「소송대리인이 될 자격」을 규정하고 있는 변리사법 제8조를 바꾸려하자 변리사들이 부칙 9조 삭제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변리사들은 그동안 변리사법 제8조를 근거로 자신들도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특허권침해소송을 둘러싼 민사소송등에서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변리사법 제8조를 정비, 변리사들이 특허권 침해관련 민사소송 등의 대리인이 될 수 없도록 명확한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변리사법 제8조 개정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대법원이 변리사의 특허소송대리권을 특허법원에서의 심결취소소송에만 국한되도록 축소하기 위해 민사소송법 부칙을 통해 변리사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는 절차면에서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개정에는 이해관계가 있는 국민, 유관기관 및 전문가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는데 민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변리사법을 개정하면서 이같은 의견을 반영할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다』고 지적했다.
변리사회는 또 『특허소송은 기술적인 사실을 확정하고 이에대해 특허법의 법리를 적용하여 법률적인 판단을 내리는 만큼 기술전문가이자 특허전문가인 변리사들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리사회는 특히 『특허침해 소송에 있어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거의 모든 특허침해 소송에 변리사가 단순히 감정인으로 관여하게되어 적정하고 신속한 소송이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리사회는 이밖에 『민법, 민사소송법이 변리사 시험과목에 포함되어 있고 이와 관련된 여러 번의 연수도 받은 바 있어 특허침해 소송을 수행하는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소송대리인으로서의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리사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상당수의 법조인들은 변리사들이 특허침해와 관련된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을 변리사들에게 인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절대 인정해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변리사들은 특허청 심결취소사건에 한해 특허법원에서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가 특허권, 실용신안권,의장권, 상표권 등 각종 특허관련 침해로 인한 소송을 전담하고 있다.【윤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