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强위안 시대' 13억이 뛴다] <5>대륙을 달리는 에너지 라인

"새 에너지원 샅샅이 찾아라" 총력전<br>"석유 수급불안에 경제 발목 잡힐라" 판단<br>美 심기 건드리며 이란·수단 등과 손잡아<br>풍력·태양열등 대체에너지 발굴도 서둘러

중국 서북부의 중심도시 우루무치에서 남서쪽으로 잘 닦여진 4차선 도로를 따라 1시간30분 가량 달리면 마치 스펙터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장대한 풍차군이 등장한다. 모래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는 사막 한 복판에 1,000여개의 풍차들이 쉼없이 돌아가는 이곳이 바로 동양 최대의 풍력발전소인 다반청이다. 중국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전기량은 연간 60만Kw”라며 “서부대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다반청은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반청은 황량한 사막의 모래바람마저도 ‘훌륭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중국당국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에너지확보’에 모든 것 건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석유수요를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정부는 이 같은 석유수급 불안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석유 확인매장량은 183억 배럴. 석유생산의 80%이상이 육상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노후화돼 자체 원유생산이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중국 하루 원유생산량의 30%인 100만배럴을 생산하는 다칭(大慶)유전마저 점차 생산량이 줄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에너지안보에 비상등이 켜지자 정부는 ‘에너지확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자원외교’를 위해 아랍연맹 22개국 정상회담이 열린 카이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후 주석은 여기서 미국이 ‘악의 축’이라고 지목한 이란과 25년간 하루 15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후 주석은 카이로 정상회담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만들고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국이 국제적인 제재를 가하려고 하는 수단과도 석유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었지만 ‘에너지 확보’ 앞에서 미국과의 의리는 중요한 고려사항은 아니었다.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자원확보를 위해 사활이 걸린 경쟁을 펼쳐왔던 인도와 ‘친디아(Chindia)’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 지난 2월 인도의 마니 산 카르 아이야르 에너지장관이 제안에 이어 4월 인도를 방문 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총리가 에너지안보분야 협력에 합의하며 구체화된 ‘친디아 연합’은 미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반면 일본과는 에너지확보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일 빚고있다. 일본과 가스전 개발을 놓고 맞서고 있는 동중국해와 시베리아는 에너지 전쟁의 전초기지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을 정도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중국은 에너지정책에 있어서는 먼나라를 이웃하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서해를 맞닿아 있는 우리나라도 중국의 견제에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원, 털끝까지 찾는다= 중국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땅과 바다, 사막을 가리지 않고 샅샅이 뒤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가장 기대를 걸고 힘을 쏟는 곳은 서부지역.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서부지역의 풍부한 에너지를 개발해 동부공업도시에 공급하겠다는 서부대개발의 에너지프로젝트는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장 타리무(塔里木) 분지의 천연가스를 10개의 성ㆍ자치구ㆍ직할시를 거쳐 상하이로 공급하는 시치동수(西氣東輸) 프로젝트가 완성된 상태이다. 해저유전개발도 에너지 혈맥을 찾기 위한 중국의 유력한 대안이다.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왕옌(王彦) 광구탐사 매니저는 “중국석유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육상유전의 생산량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해서는 해양유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현재 발해만ㆍ남중국해ㆍ동중국해 등에서 유전개발을 추진중이다. 물론 영유권 분쟁의 소지로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풍력ㆍ태양에너지ㆍ수력 등 대체에너지도 중국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2015년까지 매년 4,300만TCE(1TCE는 7,000Mcal)의 대체 에너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중국은 태양에너지의 경우 대륙의 2/3에 해당하는 지역에 연간 2,200시간 햇볕이 내리쬐며 에너지화할 수 있는 풍력자원은 2억5,300만㎾에 이른다. 최근 들어 중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 6월1일 간쑤성(甘肅省)은 80억위안을 투자해 100만Kw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간쑤성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서부 도시에 청정 에너지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도 추진된다. 허베이(河北)성은 총 90억위안을 투자, 내년부터 보하이해(渤海)에 100만K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착공한다. ‘21세기의 경제강국’을 꿈꾸는 중국은 지금 국가의 모든 역량을 에너지자원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특별취재팀=고진갑 팀장·문성진차장·김현수·한영일·현상경·이연선·김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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