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달라이 라마(사진)를 만난 대가로 중국이 약속한 80억파운드(약 13조6,196억원)의 투자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의 달라이 라마 영접에 대해 중국 측이 사과를 바라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사과할 게 없다고 맞서면서 양국 간 외교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0억파운드 투자를 약속했지만 최근 들어 '양국의 강한 유대'가 투자의 전제라며 영국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계획한 영국 고속철도나 핵 투자 프로그램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투자가 날아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정상 간 상호방문의 발길이 끊기는 등 양국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가을 계획한 중국 방문을 취소했으며 올해 리커창 중국 총리의 영국 방문 계획도 보류된 상태다. 지난달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영국 무역대표단의 중국 방문도 무산됐다.
중국과 영국의 냉랭한 관계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중국과 영국의 관계가 악화된 것은 캐머런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만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면서 "영국이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중국은 지금껏 달라이 라마를 영접한 나라를 제재하는 정책을 취했는데 최근 영국과의 관계냉각은 사상 최장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캐머런 총리가 중국 방문을 취소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영국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을 오랫동안 분명히 견지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