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지금은 탄소 다이어트 시대

신원섭 산림청장


요즘은 건강과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다이어트 열풍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서울시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실제 비만율은 23.4%였는데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0%에 달했다. 뚱뚱하지 않은 사람들도 스스로를 비만이라고 인식하고 살 빼기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로 기온 급상승

실제로 비만인 사람이 체내 지방을 줄여야 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다이어트가 필요한 부분이 또 있다. 바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온실가스 다이어트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제5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80~2012년까지 133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섭씨 0.85도 상승했다. 또 금세기 말인 2081~2100년에는 1986~2005년 대비 3.7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기온은 1.8도 상승했고 이런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2071~2100년에는 현재보다 5.7도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온실가스 다이어트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배출원을 관리하는 것으로 석유·석탄 등 화석에너지를 적게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화석연료 대신 온실가스 배출이 일어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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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방법은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흡수해 저장하는 흡수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산림은 유엔 기후변화협약이 인정한 핵심 탄소흡수원이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영양분 형태로 나무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한다. 산림을 조성하고 조성된 산림을 가꿔 더 많은 온실가스를 흡수·저장하도록 하는 것도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산림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량은 약 3,900만CO2톤으로 이는 우리나라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6억9,770만 CO2톤의 약 5.6%에 해당하는 양이다.

산림청은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역량을 강화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국제 협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률에 따라 지난해부터 산림탄소상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는 기업·지자체·산주 등이 자발적으로 탄소흡수원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활동을 통해 확보한 산림탄소 흡수량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산림 통한 탄소흡수량 관리 나서야

산림탄소상쇄제도는 국정과제의 하나인 농림축산업의 미래성장산업화의 일환으로 창조임업 실현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활동이 기후변화에 기여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산림탄소상쇄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이런 활동을 통해 확보한 이산화탄소를 계량화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 또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정부가 인정하고 이를 거래하거나 또는 홍보 등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게 됐다. 현재 강원도와 한국예탁결제원·자연환경국민신탁·신세계·이브자리가 산림탄소상쇄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강원도는 초지로 관리되고 있던 토지에 나무를 심어 산림탄소흡수량을 확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브자리는 기업림을 탄소흡수량을 확보하는 경영방식으로 전환해 산림탄소상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소유한 산림이 없는 신세계·한국예탁결제원·자연환경국민신탁은 산림청 또는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공유림에서 산림탄소상쇄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남부지방부터 봄철 나무 심기가 시작됐다. 매년 봄철 나무 심기 기간에는 많은 기업과 단체가 나무 심기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나무 심기 행사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도록 산림을 관리하는 산림탄소상쇄제도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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