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지원 거부… 동양그룹 벼랑 끝으로

오리온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재계 38위인 동양그룹이 구조조정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특히 기업어음(CP) 판매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가 밝혀질 경우 대규모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거센 후폭풍도 예고돼 있다.

오리온그룹은 23일 보도자료에서 "해외투자가와 주요주주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동양그룹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으로 오리온은 지난 200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앞서 현 회장은 계열사가 발행한 CP 1조1,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에게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계획을 마련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담 회장이 오리온 경영권의 안정적 확보에 더 무게중심을 둔 것 같다"며 "동양그룹 입장에서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 금융당국은 점검과정에서 불완전판매 혐의가 포착될 경우 즉각 검사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동양그룹이 CP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소송 가능성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