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29일] <1487> 오토바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어느 게 먼저 나왔을까. ‘내연기관 장착’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후자의 등장 시기가 앞선다. 가솔린 엔진을 단 오토바이가 최초로 선보인 것은 1885년. 독일 발명가 고트리프 다임러가 8월29일 특허를 얻고 11월 중순에 3㎞를 달렸다. 벤츠의 자동차 발명(1888년)보다 3년 빠르다. 라이트바겐(Reitwagen)으로 이름 붙여진 이 오토바이의 원형은 바퀴마저 나무로 만들어진 목제 자전거. 1기통, 배기량 264㏄, 0.5마력짜리 엔진을 단 최초의 오토바이는 최고 시속이 16㎞에 불과했지만 ‘이륜차 시대’를 활짝 열었다. 자동차 제작자로도 유명한 다임러가 오토바이 발명가로 남게 된 비결은 내연기관. 이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증기기관을 장착한 모델을 선보였으나 부피가 크고 안전성이 떨어져 실용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1차 대전을 거치며 오늘날과 같은 외관과 성능을 갖춘 오토바이는 특유의 엔진 소음만큼이나 요란하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침체로 빠져들어간 2008년에도 오토바이 산업은 6.5% 성장했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 전세계에서 팔려나가는 오토바이의 절반 이상이 중국제다. 중국과 인도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세계 4대 오토바이 시장은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국내 오토바이 판매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32만6,000대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로 들어서 2008년에는 16만8,300여대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외국산의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단 두 곳만 남은 국내 메이커가 중국산 저가제품과 미국ㆍ일본ㆍ유럽제 고가품에 맞서 간신히 시장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까다로운 규제와 국민의 부정적 인식, 수입품 범람이 국내 오토바이 산업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