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정부의 수석비서진에 거는 기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15일 앞두고 청와대 7개 부문 수석비서 인사가 10일 마무리됨에 따라 새 정부 출범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부조직 개편안이 12일께 통과돼 각료가 임명되면 준비가 사실상 완료된다. 이명박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함에 따라 조직이 축소됐지만 수석비서 역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오히려 크다는 사실을 수석비서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번 청와대 수석비서진은 대학 교수가 중심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7명의 수석 중 외교안보ㆍ경제ㆍ사회정책ㆍ국정기획을 교수가 차지했다. 유우익 비서실장까지 교수 출신임을 감안하면 청와대 비서실은 대학 교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정치현실에 때묻지 않았다는 것이 자랑이지만 앞으로 상아탑에서 갈고 닦은 이론을 현실과 접목시켜나가는 것이 커다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실은 ‘실세’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부의 한 축인 총리가 자원외교 등에 힘을 기울이게 돼 관심이 청와대 비서실로 쏠리게 돼 있다. 청와대 조직이 축소됐지만 기능은 더 확대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절제하면서 조용히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대통령 비서관들의 역할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나라 안팎이 어수선하다. 내외 경제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도 정계의 관심은 4월 총선에 쏠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청와대 수석들은 새 정부의 출범이 한치의 착오도 없이 진행되도록 정치ㆍ경제ㆍ외교 등의 현안을 지금부터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 수석비서가 지나치게 앞에 나서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킨다. 그런 예를 수없이 봐왔다. 나서는 것을 삼가는 대신 귀를 열고 국민이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듣고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나 출발이 가장 중요하다. 내각이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청와대 수석비서란 인식이 요구된다. 스스로를 낮추고 절제함으로써 이 당선인이 약속한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만드는 참모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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