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별로 무겁다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오늘 들어보니 무겁네요."
종합 장제시설인 수원연화장 간부로부터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제3자뇌물취득)로 기소된 김용서 전 수원시장의 부인 유모(65)씨는 7일 오후 열린 현장검증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위현석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측 요청에 따라 수원시 영통구 모 아파트 9층에 있는 유씨 집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검증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돈을 전달한 연화장 간부 김모(51)씨와 함께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씨 집으로 들어가 돈을 건네고 나오는 과정을 순서에 따라 재연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현금 2억원을 넣어 전달하는 데 사용됐던 꽃무늬 색 보스턴 가방이 동원됐다. 검찰은 가방에 현금 2억원을 넣는 대신 신문지와 책 등으로 현금과 동일한 무게를 만들어 가져왔다.
유씨는 이날 김씨로부터 현관에서 가방을 건네받아 거실 옆에 있는 작은 방으로 가방을 옮겨놓는 장면을 재연했다.
유씨는 그러나 김씨가 돌아간 뒤 가방을 열어보니 현금이 들어 있어 곧바로 전화해 가져가라고 했으나 이틀 정도 후에 김씨가 찾아와 돈을 가져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돈을 전달하고 이틀 정도 지나서 전화가 왔다"고 말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했다.
재판부는 유씨 집 거실에서 현금 2억원이 든 가방의 무게를 직접 재봤다. 저울은 24~25㎏를 가리켰다. 검찰측 관계자는 우체국에서 확인한 결과 가방의 무게는 24.18㎏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재판은 25일 오후 2시 110호 법정에서 열린다.
유씨는 2006년 8월 자택에서 연화장 전무 김씨로부터 남편에게 건네달라는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