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타협안해 '타이거朴' 별명박운서 부회장과 나는 지난 69년 구 경제기획원의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같이 시작한 인연이 있다. 그는 사무관 시절부터 원칙과 소신이 분명해 장ㆍ차관에게도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 관료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보다 10배는 더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이고 복선이 없는 솔직담백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국장급이 돼서 상공부에 합류한 그는 관료주의가 몸에 밴 상공부를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산실로 변모시키는데 앞장섰다. 이를 통해 똑똑한 젊은 관료들의 존경을 독차지했다.
그는 외국의 통상교섭 상대자들에게 '타이거 박'으로 통했는데 타당한 얘기는 들어주고 부당한 요구에는 끝까지 버티는 성격을 상징하는 호칭이었다.
한국중공업사장 시절에는 고질적인 노사갈등 구조를 몸으로 극복해낸 책임있는 경영인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자기 이익보다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면 사회가 나를 버리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또 어려운 현실에 부딪칠 때는 결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기도를 통해 원칙과 소신을 복원시키려 애쓰는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는 부인과 함께 개척교회를 세울 정도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온 사람이다.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