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바그다드 중심부 주요 거 점을 장악한 가운데 폭격과 시가전이 격화되면서 전쟁을 취재중인 종군기자들이 폭 격으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하는 등 각국 기자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유럽연합(EU)과 국제기자연맹(IFJ), 국경없는 기자회 등은 양측이 기 자들을 전쟁의 방패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기자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 섰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바그다드시내 팔레스타인 호텔에 대한 미 군 탱크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국적의 자사 TV 카메라맨 타라스 프로츄크(35)가 숨 졌다고 밝혔다.
미군 제3보병사단장 버포드 블런트 장군은 "미군 탱크가 호텔로부터 로켓과 소 화기 공격을 받고 포탄 1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이번 공격으로 자사의 걸프지국장인 사미아 나카울과 영국인 기술자 폴 파스칼, 이라크인 사진기자 팔레 카이버 등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중심부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호텔에는 서방기자들이 주로 묵고있으며, 로이터 통신은 바그다드에 모두 18명의 기자를 파견해 이 호텔 15층에 사무실을 운 영해왔다.
이와함께 이날 미군의 공격으로 스페인 텔레신코 방송의 카메라맨인 호세 쿠소( 37)도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고 스페인 국방부가 밝 혔다.
스페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스페인이 미국에 그의 죽음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미 국방부의 브라이언 휘트먼 대변인은 "민간인의 희생은 비극"이라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기자들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 탱크의 포격 장면을 촬영한 프랑스 3TV의 에르베 드 플뢰그 특파원 은 "미군 탱크의 포탑이 호텔쪽을 조준한 뒤 최소한 2분간 기다렸다"면서 고의적인 포격이었음을 시사했다.
앞서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이날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에 있는 자사 의 사무실을 미사일로 공격해 타리크 아유브(34) 특파원이 숨지고 함께 있던 카메라 낸 1명이 파편에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아유브 특파원이 경쟁사인 아부다비 TV의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후송 되는 장면과 가슴이 피범벅이 된 카메라맨 주아이르 알-이라키의 모습을 방영했다.
알-자지라의 경쟁사인 아부 다비 TV방송도 바그다드 지국이 공격을 받았다고 전 하면서 카메라를 설치한 곳이 공격받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도했다.
아부 다비 TV의 샤케르 하메드 특파원은 이날 바그다드 지국 사무실에 자사와 알-자지라 방송 소속 기자와 직원 25명이 고립돼있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에 구조를 요청했다.
또 폴란드의 TVN24 방송기자와 국영라디오방송 기자 등 2명은 지난 7일 이라크 남부 힐라 인근의 검문소에서 무장한 이라크인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이날 억류돼있 던 학교건물 인근에 대한 폭격을 틈타 무사히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전쟁으로 숨진 기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날 하루동안만 3명의 기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기자들의 희생이 늘자 EU와 IFJ 등은 양측의 기자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EU는 순번의장국인 그리스의 게오르기 파판드레우 외무장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담당 고위대표는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에 기자 보호를 촉구하기로 했 다고 그리스 정부의 크리스토스 프로토파파스 대변인이 밝혔다.
IFJ의 에이던 화이트 사무총장도 "이런 공격들이 기자들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는 점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국제법의 중대하고 심각한 위반사례"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정권에 대해서도 기자들과 여타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 고 있다고 비난한 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등을 촉구했다.
프랑스의 국경없는 기자회는 성명을 통해 미군이 고의적으로 언론인들을 겨냥해 공격했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기자연맹(USJ)도 성명을 통해 미.영 연합군이 이번 전쟁의 민간인 학살에 관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이라크내 기자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