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오리온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진출한 막걸리사업을 3년 만에 철수했다. 웰빙과 한류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리던 막걸리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누적되는 적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21일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가 지난달 계열사인 참살이L&F 지분 60%를 참살이 창업자인 강환구 대표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공동대표인 유정훈 미디어플렉스 대표도 지난달 3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참살이LF는 ‘참살이탁주’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0년 3월 시청률 20%를 넘어선 드라마 ‘신데렐라언니’의 극중 배경이 되기도 했고 당시 웰빙과 한류 바람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오리온은 같은 해 3월 사업목적에 주류업을 추가하고 주류시장 진출을 예고했으며 이후 6월 자회사인 영화배급업체 미디어플렉스가 참살이LF 지분 60%를 50억원에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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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리온이 막걸리사업에 진출한지 불과 1년도 안 돼 막걸리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기시작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막걸리 출고량은 2008년 17만6,000kl, 2009년 26만1,000kl, 2010년 41만2,000kl 등으로 해마다 40~5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에 출고량이 45만8,000kl에 그치며 예상 밖으로 성장성이 크게 떨어졌다. 2010년 막걸리시장에 진출한 오리온 입장에선 사실상 꼭지를 잡은 셈이다. 여기에 국순당을 비롯한 선발업체들의 입지가 워낙 탄탄한 데다 후발업체간 치열한 경쟁까지 겹치면서 실적은 악화일로를 거듭했다.

참살이의 실적악화는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모처럼 영화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부실 계열사 실적이 연결실적으로 반영되면서 이익이 훼손되는 지경에 처했다. 미디어플렉스는 최근 국내 영화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5.8% 늘어난 96억8,300만원, 매출액은 879억7,200만원으로 79.6% 증가해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참살이 매각에 따른 손실을 반영한 탓에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맛봤다.

오리온 관계자는 “미디어플렉스는 영화 사업에 집중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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