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권 문화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 삼국지. 조조(위)ㆍ유비(촉)ㆍ손권(오) 등 세명의 장수들이 중원에서 펼치는 역사 대서사시인 삼국지는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국민 필독서처럼 사랑받고 있으며, 직장인의 인생 지침서로도 그 역할이 크다. 꿈ㆍ열정ㆍ카리스마ㆍ비전ㆍ전략을 변화무쌍하게 펼치며 천하를 다투는 영웅들은 지금도 특히 리더들에게는 역할 모델이기 때문이다. 2000년 전 광활한 중국을 무대로 한 대서사는 영화ㆍ연극ㆍ문학ㆍ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윤색ㆍ재해석ㆍ재가공할 만큼 삼국지에 대한 애정은 뿌리깊다. 삼국지를 재해석한 책이 두 권 나왔다. 리더십과 경영의 측면에서 바라본 '삼국지 경영학'과 인문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삼국지 강의'가 그것. '삼국지 경영학'은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인 저자가 세 주인공이 보여준 행적에 담긴 경영적 의미를 풍부한 경험과 예리한 안목으로 짚어냈다. 책은 위ㆍ촉ㆍ오 삼국의 통치자가 어떻게 인재를 기용하고, 추진력을 이끌어냈으며, 승부수를 띄웠는지 명쾌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조조와 유비를 창업자형 오너, 손권을 승계한 오너로 구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자는 이병철, 정주영, 잭 웰치, 빌 게이츠, 마스시타 고노스케 등 국내외 경영자들을 삼국지의 주인공과 비교해 어떤 유형에 속하는가를 분석한다. 또 삼국지 속 위대한 경영자를 통해 CEO의 진정한 리더십과 용인술, 경영 요체를 분석하고 독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삼국지 강의'는 중국국영 CCTV에서 강연됐던 내용을 엮은 것. 중국의 르네상스맨으로 불리며 학계와 대중에게 두루 사랑받는 이중톈교수는 송대의 학자 배송지가 쓴 삼국지의 주석서 '배송지주',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 그리고 삼국지를 연구한 수많은 역대 학자들의 견해를 집대성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책은 중국에서 총 500만 부가 넘게 팔려 저자를 학술계의 스타로 만들었다. 저자는 중국 출판계에서 전례가 없던 14% 인세를 받아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중국 갑부 순위 47위에 오르기도 했다. 책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사건들의 사실확인을 비롯해 진위여부를 해박한 지식으로 접근해 분석하며 풀어나간다. 사료의 철저한 고증에 입각해 사실관계를 밝히면서도 소설보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