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카 소렌스탐(34ㆍ스웨덴)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고국 스웨덴에서 치러진 유럽여자투어 대회에서 극적인 마지막 홀 버디로 이름 값을 했다.
8일 스웨덴 남부 로데코핀지의 바세벡GC(파72ㆍ6,518야드)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스칸디나비안TPC(총 상금 50만유로)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 미국의 나탈리 걸비스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17번홀까지 3언더파로 걸비스와 동률을 이뤘던 소렌스탐은 마지막 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오른쪽 숲쪽으로 보내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번 아이언 세컨 샷으로 볼을 나무 사이로 날려 그린에 안착하게 만들었다. 또 8m가 넘는 긴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그린 주변을 둘러싼 갤러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소렌스탐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미국LPGA투어 6승을 포함해 7승째를 올렸다. 생애 통산 승수는 75승이다.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노렸던 걸비스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 기회를 맞아 연장전 진출의 희망을 살렸으나 실패하면서 소렌스탐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던 송보배(19ㆍ슈페리어)는 최종일 5오버파 77타로 무너져 합계 10오버파 298타로 공동 15위에 랭크됐다.
한편 지난해까지 HP오픈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던 이 경기는 아니카 주최(Annika hosted)라는 이름을 앞에 붙인 채 대회 명을 바꿔 열렸다.
그러나 소렌스탐이 1, 2라운드에서 70타와 75타로 부진,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바람에 대회가 흥행에 참패할 뻔 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소렌스탐이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선 데 이어 막판 극적인 버디로 우승 고지에 오르면서 스웨덴 골프 팬들은 한바탕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또 대회 주최측은 내년부터는 이 대회를 소렌스탐이 처음 골프를 배웠던 스톡홀름 외곽의 브로-발스타 골프장에서 열겠다고 밝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소렌스탐은 “평생 잊지 못한 마무리였다”며 마지막 홀 버디와 우승에 대한 감격을 털어놓는 한편 “내가 처음 골프를 배운 곳에서 내 이름을 걸고 대회를 치른다는 것이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이어 “브로-발스타 골프장은 처음 6홀 규모로 시작된 곳이며 근처에 살던 나는 부모님, 여동생 샬로타 등과 함께 코스에 있는 돌을 주워 치우기도 했다”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