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마음이 담긴 천연화장품 '아이소이'로 전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습니다."
19일 서울 군자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이진민(53·사진) 아이소이 대표는 "올해 화두는 해외진출 확대"라고 밝혔다. 그 동안은 국내 매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본격적으로 돌리겠다는 뜻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이제 막 주목을 받는 단계인 천연화장품을 가지고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00% 천연 원료를 사용하면 원가가 판매가격의 30~35%에 달해 가격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미 상당수 계약이 진행 중인 만큼 올해 예상 매출 300억원 가운데 20% 이상은 해외에서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에 나가보면 천연화장품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그만큼 아이소이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뜨겁다는 것이 이 대표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해외 진출 국가를 다변화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기대가 되는 곳은 최근 화장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이다. 현재 출원 중인 위생허가가 올 상반기 안에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온라인 시장 위주로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위생허가를 받기 전에는 중국 역직구 시장을 통해 제품을 먼저 선보일 방침이다.
이 대표는 "미국과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현지 유명 유통 전문 체인점과 계약도 체결한 상태이고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유통 계약을 논의 중인 캐나다와 영국 등에도 상반기 안에 계약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화장품제조사가 해외에서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아이소이는 단기적으로 매출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우선 브랜드를 알린 뒤 차근차근 성장을 해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천연화장품에 필요한 성분을 직접 가져온 뒤 가공 과정을 거쳐 화장품에 적합한 최적의 비율로 제조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기업은 드물다"며 "이렇게 기업이 직접 책임지는 생산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며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지만 올바른 철학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에도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회사들은 모든 제조 과정을 제조 전문 회사에 외주를 맡기는 게 관행이다.
아이소이는 이색 복지제도로도 유명하다. 일정 연차 이상 전 직원에게 해외연수 겸 여행을 무상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 실제로 고객센터와 배송업무 등 해외 업무와 관련이 없는 직원까지 모두가 혜택을 누렸을 정도다. 이처럼 직원들을 중심에 놓고 경영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이 대표의 범상치 않은 이력이 한 몫 한다. 이 대표는 금강기획(현 이노션)·제일기획을 거치며 1990년대 광고계를 흔들었던 실력자다. '한국지형에 강하다. 애니콜', '나는 나, 톰보이' 등 히트 카피를 내놓은 사람이 바로 이 대표다. 이후 여성포털인 마이클럽닷컴 부사장으로 영입돼 '선영아 사랑해'라는 티저 광고로 당시 인터넷 업계에서 숱한 이슈를 쏟아내기도 했다. 직장인으로, 경영인으로 살아오면서 회사의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내부 고객인 직원이라는 생각을 가슴에 품어왔고 자신이 회사를 창업하면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아이소이를 통해 직원도 행복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이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의 성장은 대표가 아닌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달려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소기업 사장은 갑이 아닌 을"이라며 "올해도 직원들이 아이소이를 행복한 일터로 생각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