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계 금녀의 집? '女風' 거세다

여성 섬세함·꼼꼼함 활용…전체적 경쟁력 향상 판단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탓에 전형적인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져온 조선업계에 최근 들어 `여풍'이 거세게 불고있다. 조선업체들은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숨은 여성 인력 유치 및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이미 여성의 활약상도 빛을 발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해 사실상 처음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여사원을 뽑았다. 올해 선발된 전체 신입사원 82명 중 16명(19.5%)이 여성으로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그동안은 서무나 업무보조 분야에서 고졸 여직원을 일부 채용하거나 대졸 여성사원의 경우 1년에 1-2명씩 수시모집 형태로 선발했던 것이 전부였다. 회사측이 이처럼 뒤늦게나마 여성인력 육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여성의 섬세함과 꼼꼼함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전체적인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그동안 서무 행정이나 단순 업무에 주로 배치돼있던 여직원들을 설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고 기존 여직원들도 전문적인 고유 업무를 갖도록하는 등 여직원 인사 정책을 대폭 손질, 시행에 들어갔다. 회사 기술본부측은 최근 사내 정보 전산직 여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선박 수주부터 인도까지의 생산 전과정과 선박의 구획별 명칭 및 선체 구조, 각종 도면지침서등 기본 교육에서부터 선체.의장 모델링, 각종 도면 작성 등에 이르기까지 설계 전문가 양성 5개월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회사측은 외부에서도 여성 설계 전문 인력 50명 영입, 이달말부터 교육에 들어간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올들어 현재까지 선발한 100명 중 여성이 17명에 달하고있다. 여성 신입사원 비율은 지난해 24%(270명 중 66명)에 비해 약간 줄어든 것이긴하나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성 신입사원 비율이 4-5% 수준을 밑돌았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회사측은 올 하반기 채용(약 270명 규모)에서도 여성을 상당수 뽑을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의 경우 지난해 입사한 신참내기 여사원 5명이 조선업계 최초로 현장기사직을 자원, 현재 현장 기술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현장기사는 생산직 근로자들을 직접 관리감독하고 3-4개의 작업반을 진두지휘하는 거친 일이어서 처음에는 안팎에서 우려도 적지 않았지만 오히려 생산직과의 융화가 더욱 잘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장기사와 생산직간에 업무상 다툼이 잦은 편이었지만 여성기사의 배치 이후작업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것. 현대중공업[009540]의 경우도 99년(입사년도 기준) 여성 대졸신입사원 비율은 2.4%에 그쳤으나 ▲2000년 6.3% ▲2001년 6.5%에 이어 ▲2002년 16.2%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체 대졸신입사원 채용인원 202명 가운데 여성이 46명으로 22.8%로치솟았다. 선발된 여성인력들은 남성 신입사원과 마찬가지로 생산직을 제외한 설계, 연구개발(R&D), 영업, 업무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받아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종은 오랫동안 남성만의 고유영역으로 받아들여져 왔지만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남성 못지 않게 새로운 기술개발에크게 기여할 수 있는데다 조선.중공업의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기업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여성 인력 유치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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