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과잉 축적과 과잉 생산으로 대공황이 나타나며 붕괴 위기에 처한 20세기 초의 자본주의를 구해낸 것은 2차 세계대전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이 있다. 경기가 침체기에 있을 때 벌어지는 전쟁은 과잉 생산력을 해소하고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경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와는 다른 주장을 펴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전쟁 발발은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소비나 투자 수요를 위축시킴에 따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쟁 특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전쟁이 경기 회복의 도화선이 될지 여부는 현재로써는 불투명하나 적어도 불확실성 제거로 유가 등이 하락하면서 위축되었던 소비나 투자가 회복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