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음원단체들과의 합의로 휴대폰 MP3 음악파일을 72시간만 들을 수 있게 제한했던 방침을 철회했다. 휴대폰에서 고음질 MP3파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모바일 유료음악 시장의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LG텔레콤이 홀로 MP3폰 무제한 이용을 강행한 후 ‘재생기간 3일 제한’ 방침을 고수해온 SK텔레콤과 KTF도 제한을 풀기로 결정, MP3폰을 둘러싼 오랜 논란이 일단락됐다.
KTF와 SK텔레콤은 MP3폰의 재생기간 제한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LG텔레콤이 무제한 MP3폰으로 가입자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제한을 풀기로 결정했다고 각각 밝혔다. 이에 따라 MP3폰을 사용하는 SK텔레콤ㆍKTF 가입자들은 PC에 저장돼 있는 MP3파일을 제한 없이 휴대폰으로 옮겨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이동통신사간 차별을 받는 상황이 해소된다면 이번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LG텔레콤이 무제한 이용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KTF까지 돌아선 마당에 우리만 MP3폰에 제한을 둬 가입자를 빼앗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벨소리ㆍ통화연결음 등 음원 콘텐츠가 무선인터넷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마당에 고음질 MP3의 고삐가 풀릴 경우 장기적으로는 유료 음악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주요 음반사와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원 권리자 단체와 콘텐츠제공업체(CP)들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이렇다 할 제어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간 LG텔레콤에 대해 신규 음원공급 중단, 법적대응 경고 등으로 맞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음원단체들은 정보통신부ㆍ문화관광부에 MP3폰 관련 협의체 재구성을 요청하는 한편 재생기간ㆍ음질수준 제한 등 기존 합의안에서 한발 물러나 타협점을 찾기 위한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
음제협의 한 관계자는 “양측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문제의 발단이 된 LG텔레콤과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의 양보를 이끌어내면 SK텔레콤ㆍKTF의 마음도 되돌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MP3폰 사태가 이통사들의 일방적 승리로 마무리되느냐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 대타협을 하느냐의 열쇠는 다시 LG텔레콤 손에 쥐어지게 됐다.